애플이 아이폰15 출시와 함께 선보인 새로운 아이폰 운영체제(OS)에 4년 전 개발된 자연어처리(NLP)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분석돼 눈길을 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전쟁에서 뒤처진 상황을 보여준다는 평가와 함께 향후 애플의 AI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라는 의견도 나온다.
애플이 지난 18일(현지시각) 공개한 새 아이폰 운영체제 ‘iOS 17’의 문자 자동완성 기능에는 트랜스포머 개념에 기반한 NLP 기술이 탑재됐다. 애플이 최초로 NLP 기술을 제품에 탑재했다는 점 외에도 적용된 기술이 4년 전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애플이 앞서 배포한 맥용 OS의 신 버전인 ‘소노마’ 베타 버전의 소스를 분석한 결과 해당 버전에는 오픈AI가 2019년 배포한 ‘GPT-2’ 모델이 적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모델은 올해 공개된 ‘GPT-4’ 등 올 들어 공개된 거대언어모델(LLM)에 비해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최신 LLM이 사람 대신 임무를 설계하고 글과 영상을 창작하는 것과 달리 애플은 문자 완성 정도로 활용 범위를 국한했다. 이와 별개로 애플은 현재 자체 LLM 개발 프레임워크를 통해 ‘애플GPT’라는 자체 챗봇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시도를 통해 애플이 구사할 AI 전략 방향성을 어렴풋하게나마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타 빅테크들이 규모·성능에 초점을 맞춰온 반면 애플은 개별 기기에서 구동하기 위해 경량화된 모델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애플이 고수해 온 고객 개인정보 보호 방향과도 일맥상통한다는 평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AI를 적용한 분야가 자동문자완성이라는 점은 앞으로 비전프로와 같은 제품에서 정보 입력 보조 등에서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