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북러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다음 달 평양을 방문하겠다고 23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약속했던 ‘평양 답방’ 일정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날 타스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참석 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합의에 따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의 방북 이유로 양국 정상의 합의가 언급된 점을 고려하면 푸틴 대통령의 답방 관련 논의가 오갈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가 북러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 외무부는 전날 국영 스푸트니크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고위급 대표단 교류를 비롯한 북한과의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크렘린궁 역시 북러정상회담이 열린 13일 “10월 양국 외무장관 회동이 예정돼 있다”며 “정상들이 이를 지시했고 회동이 가까운 시일 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이틀 후에는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초청을 감사히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는 2019년 러시아에서 개최된 양국 정상회의 이후 푸틴 대통령의 답방 여부에 대해 러시아 측이 공식 대응을 하지 않았던 때와 전혀 다른 분위기다.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성사된다면 2011년 김 위원장이 집권한 후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7월 평양에서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과 만난 후 23년간 북한을 찾지 않았다. 북한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양국 간 군사 협력 기조가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