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당 경쟁 우려가 제기된 간호·간병보험의 보장 한도가 다음 달부터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감독 당국이 지난달 현황 파악에 나선 후 보험 업계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자정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24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국내 손해보험사들은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 일당 한도를 최대 10만원 이하로 줄일 방침이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보험 업계의 자율 시정을 요청했고 이를 보험사들이 받아들여 최대 한도를 설정한 것”이라며 “다음 달부터 한도를 줄인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간호·간병보험에 가입할 경우 보험에서 보장하는 간호·간병 일당 보장 한도는 26만 원이다.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 입원일당 보장한도(30일 또는 60일 한도)는 최대 16만 원(상급종합병원)까지이며 간병인 일당에 보장된 한도(180일 한도) 10만 원을 합한 금액이다. 현재 판매 중인 보험 상품에서 보장하는 간호·간병 일당 한도도 대체로 이 정도 수준이다.
보험 업계가 간호·간병 보험의 일당 보장 한도를 줄이려는 것은 무엇보다 보험사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금융 당국이 자율 시정을 요청한 것이 컸다. 당국은 과당 경쟁이 문제로 지적되기 시작한 올 8월 말부터 보험사들에 간호·간병보험 보장한도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을 통보하는 등 현황 파악에 나선 바 있다. 경쟁이 심해지면 필연적으로 과장 광고와 불완전 판매가 늘어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아울러 보험사들 역시 보장을 키워 경쟁이 심해지면 이를 악용하려는 경우도 늘어 보험사 입장에서도 손실을 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간병인을 이용하지 않고 직업이 없는 친족을 간병인으로 고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례 공유가 확산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달부터 손해보험사들은 이런 모럴 해저드가 우려되는 요양보호사·간호조무사·간호사 등 일부 직종에 한해 한도를 10만 원 이하로 내린 바 있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당국이 공문 등을 내려 직접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최대 한도 10만 원, 실손보험 가입자에 한해서는 7만 원으로 한도가 정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율 시정 조치인 만큼 보험사들이 무조건 따를 이유는 없지만 거부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