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엑스포, 승산 있는 수준까지 왔다"

정부 재계와 원팀 코리아
국가별 맞춤형 전략적 교섭
阿 등 개도국 지지 확보 주력



“사우디아라비아가 긴장감을 갖고 있을 만큼 팽팽한 국면에 접어들었고, 지금은 충분한 승산이 있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국제박람회기구(BIE) 179개 회원국의 표심이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형준(사진) 부산시장은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국 결정 투표를 두 달여 남짓 앞둔 24일 BIE 회원국들의 분위기를 전하며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BIE 회원국 중 지지 도시를 결정하지 못한 회원국이 아직 많고 해당 국가의 경제 상태, 정치적인 이슈, 환경 문제, 사회적인 변화, 문화적인 가치 등에 따라 표심이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 시장은 우호 국가 분석과 전략적 공략 국가 선정을 포함해 치밀한 교섭 전략을 펼쳐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본격적으로 유치전에 뛰어든 지난해 이후부터 지지 국가가 확산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대륙별 표심 분석은 대다수 국가가 마지막까지 각국의 유치 활동을 지켜본 후 투표에 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언급하기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현재 분위기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와의 3파전 양상으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경쟁국들의 교섭 활동과 관련한 언론 보도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해외 교섭 활동도 예전에 비해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공식 일정은 다음 달 9일 BIE 사무국이 있는 파리 현지에서 열리는 심포지엄과 11월28일 5차 경쟁 프리젠테이션(PT) 및 개최지 결정 투표만이 남아있다. 심포지엄은 투표 전에 열리는 마지막 공식행사로, 부산시는 회원국 관계자를 대상으로 부산엑스포 주·부제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면서 준비 상황과 개최 역량을 알릴 계획이다. 투표 직전에 진행되는 5차 경쟁 PT에서는 부산엑스포의 핵심을 명료하게 정리해 전달하기로 했다.


개최지 결정은 1차 투표에서 경쟁국 중 1개 도시가 3분의 2 이상을 얻지 못하면 1·2위가 다시 경쟁하는 결선 투표로 치러지는 만큼, 2차 투표에서 개최국 결정이 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박 시장은 “우리나라는 ‘원 팀 코리아’를 토대로 한 각국 맞춤형 교섭을 통해 1차 투표에서 최대한 많은 표심을 확보한 후 2차 투표 때 1차에서 다른 경쟁국을 지지했던 나라들의 표를 흡수할 전략”이라며 “정부와 함께 전략적으로 움직이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시와 정부, 재계는 ‘원팀’을 이뤄 유치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시는 정부와 함께 우리나라가 공적개발원조(ODA)의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된 전 세계 유일한 나라인 것을 내세우며 회원국 중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도국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애를 쓰고 있다. 물, 식량, 에너지, 기후변화, 보건·의료 등의 문제를 대한민국의 성장 경험과 기술을 활용해 공동의 해법을 모색한다는 장기 협력 프로젝트 ‘부산이니셔티브’와 함께 각국 개발 수요에 맞춘 1258개의 ODA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부산시는 2030년 엑스포 시작 전부터 인류가 처한 공통의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이미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와 유럽은 물론 중남미, 태평양 도서 국가 등 회원국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국외 인사를 부산으로 초청해 부산 유치 당위성을 설득하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달 박 시장은 시청에서 아킨우미 아데시나(Akinwumi Adesina)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총재와 만나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상호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 아프리카 국가들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지 공감대를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아데시나 총재는 아프리카 경제계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2013년 ‘포브스 아프리카’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는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BIE 대표들이 밀집한 파리에서의 막판 교섭 활동을 극대화할 전담팀(TF)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주프랑스대사관을 중심으로 대통령실과 외교부, 대한상공회의소 등으로 꾸려졌으며 부산시 2030엑스포추진본부 산하 직원들도 참여했다.


박 시장도 교섭 활동에 동참해 미주와 아프리카, 유럽 국가들의 설득 작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유럽은 이탈리아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탈리아를 지지하지 않는 틈새를 놓치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열린 그리스 최대 규모 국제박람회인 ‘테살로니키 국제박람회’에서는 홍보관을 만들어 부산의 역량과 부산엑스포 지향 가치 등을 널리 알렸다.


부산에서 10월에 열릴 국제영화제와 국제록페스티벌, 11월에 열릴 불꽃축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등을 통해서는 시정과 시민의 하나로 된 모습으로 유치 열정을 보여줄 계획이다. 박 시장은 “부산에서 엑스포가 열리고 나면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도시’ 부산이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산을 중심으로 이웃한 울산, 경남, 전남까지 파급효과가 이어져 수도권에 버금가는 동남아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함으로써 국가 균형발전의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덧붙였다.


엑스포를 유치하면 61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50만명의 고용창출, 국가와 도시가 지닌 브랜드 가치 상승 등 상당한 유·무형적 가치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박 시장은 “엑스포 개최 필수 조건인 가덕신공항 건설과 동남권 미래혁신 광역급행철도망 구축 사업 등을 차질 없도록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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