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협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중앙아시아

■김성수 KOTRA CIS지역본부장
구소련 해체 후 전략적 요충지 부각
韓, 상반기 중앙亞 수출 59% 급증
구매력 큰 카자흐 車·가전 수요 활발
우즈베크선 '고려인 네트워크' 주목


중앙아시아는 패권 다툼을 하는 열강들의 구애를 한 몸에 받고 있어 주가가 어느 때보다 높은 지역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서방의 대러 제재 속에서도 중앙아시아를 전략적 우회 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도움과 지지를 요청하고 있고, 미국은 대러 제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중앙아시아 끌어안기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은 2001년부터 상하이협력기구(SCO)를 통해 국경이 접해 있는 중앙아시아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주목받고 있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주변 환경의 변화 속에서 새로운 경제 발전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만 봐도 카자흐스탄 3.6%, 우즈베키스탄 5.7%, 키르기스스탄 7.0% 등으로 견실하다.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이 가장 눈에 띄게 증가한 지역을 꼽으라면 단연 중앙아시아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의 대중앙아시아 수출은 총 2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9.3% 급증했다. 특히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우리 기업들의 새로운 수출 및 투자처로서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 신시장이다.


우선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을 자국으로 유치하기 위해 401개의 유치 타깃 기업을 선정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맥킨지 등 일부 기업들은 이전을 이미 완료했다. 세계은행(WB)의 기업 환경 보고서(Doing Business)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은 투자 환경 순위가 190개국 중 25위로 비교적 양호하며 소득 수준과 구매력도 여타 중앙아시아에 비해 월등히 높다. 1인당 구매력평가지수(PPP)가 지난해 3만 달러를 돌파한 것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카자흐스탄은 제조 기반이 부족해 기본적인 물품까지 수입에 의존하며 대외 환경 변화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기간산업 육성을 위해 특히 자동차·가전 분야에서 외국인 투자의 적극 유치와 관련 설비 수입을 희망하고 있다. 최근 카자흐스탄에서는 기아 스포티지가 생산되고 있고 이후 차종과 생산량이 확대될 예정이다. 아울러 최근 e커머스 시장과 배달 수요의 확대로 생산·물류 자동화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3500만 명으로 중앙아시아 최대 인구 대국인 우즈베키스탄은 소득 수준은 낮지만 풍부한 자연자원을 갖고 있다. 또 유라시아 대륙과 연결되는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한국과의 경제협력 파트너로서 활용 가치가 매우 크다. 특히 18만 명에 달하는 고려인 네트워크는 우리의 소중한 전략적 자산이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농업 증대와 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는 동시에 수출 활성화를 위한 각종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 전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의료 분야에 대한 지원도 적극적이다.


온라인 유통망 성장과 더불어 한류 확산은 소비재 진출을 확대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CU는 카자흐스탄 현지 기업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5년간 점포 500개 오픈을 목표로 K편의점 확장에 나선다. 고려인 네트워크를 활용한 K팝 경연대회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와의 접목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 문화 인기에 더해 좋은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앙아시아 각국은 자원·농업·광업 위주에서 벗어나 제조업 육성, 탄소 중립 및 디지털 혁신 등을 목표로 미래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한국과의 협력 확대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구소련 해체 이후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하고 있는 중앙아시아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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