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부녀자 등 20명을 연쇄 살인해 사형을 선고받고 미집행 상태로 대구교도소에 수감됐던 유영철이 서울구치소로 이감됐다. 사형 집행이 가능한 서울구치소에는 유영철 외에도 강호순, 정두영 등 연쇄 살인범 사형수들이 수용 생활을 하게 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교정 당국은 지난주 유영철을 대구교도소에서 서울구치소로 옮겼다. 자신들이 탄 차를 추월한다는 이유로 차에 타고 있던 신혼부부를 엽총으로 사살해 사형을 선고받은 정형구도 함께 서울구치소로 이감됐다.

서울구치소는 현재 유일하게 사용 가능한 사형 집행 시설이 있다. 지난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서울구치소·부산구치소·대구교도소·대전교도소 등 사형 집행시설을 보유한 4개 교정기관에 시설 점검을 지시했는데, 점검 결과 실질적으로 사용 가능한 시설은 서울구치소 뿐이었다.

유일한 사형장이 있는 서울구치소에 강호순·정두영 등 연쇄 살인범들과 유영철까지 모이게 되면서 법조계 일각에서는 사형 집행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교정 행정상 필요한 조치”라고만 밝혔다.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30일 23명의 사형을 집행한 이후 사형 집행에 나서지 않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 현재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사형수는 59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