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경험이 있는 '돌아온 싱글(돌싱)'들이 추석 때 겪는 가장 큰 스트레스로 남성들은 '아내와의 일정 조율', 여성들은 '시가 가족과의 만남'을 각각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재혼 전문 결혼정보회사 온리-유가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대표 손동규)와 함께 18~23일까지 전국 (황혼)재혼 희망 돌싱남녀 518명(남녀 각 259명)을 대상으로 '전 배우자와 결혼생활 중 추석 관련 스트레스'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전 배우자와 결혼생활 당시 가장 컸던 추석 스트레스에 관해 남성의 경우 30.5%가 아내와의 일정 조율이라고 답했다. 여성은 29.3%가 시가 가족과의 만남을 1위로 꼽았다.
이어 남성은 이동(23.9%)과 처가 가족과의 만남(20.5%), 여성은 음식 준비(24.3%)와 남편과의 일정 조율(23.2%) 등을 각각 2·3위로 들었다. 4위로는 남녀 모두 비용 부담(남 18.5%·여 15.1%)이라고 답했다.
온리-유 관계자는 "과거에는 추석 등 명절이 되면 여성이 희생을 강요당했으나 사회 분위기가 변하면서 여성들이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며 "추석 때 시가 방문을 기피한다든가 친정에 먼저 가기를 원하는 여성이 증가하면서 남성들로서는 아내와 추석 일정을 조율하기가 매우 힘들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은 추석 당일 음식과 차례 등의 준비를 담당해야 할 뿐 아니라 시가 식구들과 어울려야 하므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또 추석 관련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로 남성은 추석 1~2일 전(32.0%)을 가장 많이 꼽았고, 추석 당일(30.9%), 추석 1~2일 후(16.2%), 추석을 3일 이상 앞두고(15.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여성의 경우 추석 당일(34.0%), 추석 1~2일 전(29.3%), 추석을 3일 이상 앞두고(17.0%), 추석 1~2일 후(13.5%)였다.
추석 당시 전 배우자와 가장 큰 갈등을 빚은 일로는 배우자 가족 방문 여부(남 31.3%·여 29.7%)와 양가 체류 시간(남 28.1%·여 33.2%)을 가장 많이 꼽았다. 3위 이하로는 남녀 모두 양가 선물 수준(남 23.2%·여 22.0%)과 양가 방문 순서(남 17.4%·여 15.1%) 등을 꼽았다.
전 배우자와 결혼생활을 할 때 추석이 다가오면 가장 먼저 떠올랐던 생각에 남성은 피곤함(30.1%), 불편함(26.3%)을 각각 꼽았다. 여성은 불편함'(32.0%), 피곤함(27.4%) 순이었다. 남녀를 불문하고 추석 하면 부정적인 감정이 먼저 떠오른 것이다.
이어 휴가(남 22.0%·여 19.3%)를 모두 3위로 들었다. 기타 4위 이하로는 반가움(남 14.3%·여 13.1%)과 풍성함(남 7.3%·여 8.2%)을 꼽았다.
이경 비에나래 총괄실장은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퇴조하고 남녀평등 사회가 진전됨에 따라 가정의 질서도 재편되고 있다"라며 "새로운 질서가 정립될 때까지 일정 기간 과도기적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부부간에 이해와 양보 등이 절실히 요구된다"라고 풀이했다.
마지막으로 재혼을 하면 추석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묻자 남성은 31.3%가 '각자 친가만 방문'이라 답했고 여성은 36.3%가 ‘각자 마음대로’라고 답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로는 남성의 경우 양가 방문(28.5%), 각자 마음대로(25.1%), 같이 휴가로 활용(15.1%) 순이었고 여성은 각자 친가만 방문(32.1%), 같이 휴가로 활용(24.3%), 양가 방문(7.3%) 등의 순을 보였다. 여성의 경우 아예 시가를 방문하고 싶지 않은 심리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온리-유 관계자는 "요즘 '대리 효도'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는데 근절돼야 할 대표적 관행으로 꼽힌다"라며 "재혼을 하면 남녀가 이런 점에 관해 긴밀하게 협의해 결혼생활에 더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에나래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명절인 추석이 시대 변화와 함께 그 의미가 퇴색되어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젊은 세대와 특히 여성들의 요구 사항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개선하지 않으면 추석은 힘들고 짜증스러운 날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