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잎부터 달랐던 신동, 사격 ‘첫 메달’ 쐈다[항저우AG]

박하준, 10m 공기소총 銀 2개
팀 최고점 활약…개인·단체 2위
25m 속사권총 단체서도 銀나와

박하준이 25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10m 공기소총 개인 결선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시상대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하준이 25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10m 공기소총 개인 결선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고교 시절부터 ‘사격 신동’으로 불리던 박하준(23·KT)이 명예 회복을 꿈꾸는 한국 사격 대표팀에 첫 메달을 안겼다.


박하준은 25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 결선에서 251.3점을 쏴 8명 중 2위를 기록, 은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은 253.3점을 기록하며 세계 신기록과 아시아 신기록,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중국의 성리하오에게 돌아갔다. 동메달은 인도의 토마르 싱(228.8점)이 가져갔다.


사격 결선은 선수당 10발씩 쏘는 1라운드를 치른 뒤 2발씩 쏴서 최저점 선수가 떨어지는 2라운드가 진행된다. 1라운드에서 10발 합계 104.9점을 쏴 선두 성리하오(105.3점)에게 0.4점 뒤진 단독 2위로 2라운드를 시작한 박하준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유지했다.


박하준은 앞서 열린 남자 10m 공기소총 단체전에서도 김상도(KT), 남태윤(보은군청)과 1890.1점을 합작해 인도(1893.7점)에 이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사격 종목에서 한국의 첫 메달이었다. 박하준이 632.8점을 쏴 팀 내 최고 득점을 기록한 가운데 한국 대표팀은 종전 1888.8점(경남대)을 넘어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박하준은 인천체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7년 5월 열린 봉황기 전국사격대회 고등부 10m 공기소총 결선에서 250.9점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혜성처럼 등장한 선수다. ‘제2의 진종오’를 꿈꾸며 성장한 그는 지난해 11월 아시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등 국제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처음으로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2개를 획득한 박하준은 ‘효자 종목’의 명성을 되찾으려는 한국 사격에 희망으로 떠올랐다. 한국 사격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무려 금메달 13개를 휩쓸었고 2014년 인천 대회에서도 금메달 8개를 수확하는 등 한 때 효자 종목으로 불렸으나 최근 세계 최강으로 떠오른 중국과 신흥 강호 인도의 약진 속에 입지가 좁아졌다. 박하준의 맹활약은 이번 대회 금메달 3개를 목표로 하는 한국 대표팀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한편 남자 25m 속사권총 단체전에서 송종호(IBK기업은행)와 김서준(경기도청), 이건혁(국군체육부대)으로 구성된 한국은 1734점을 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체전 금메달은 중국(1765점)의 차지였다. 개인전 예선을 겸하는 이번 단체전에서 한국 선수 3명은 모두 개인전 결선 티켓을 얻지 못해 아쉬움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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