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통계 왜곡을 통해 종합부동산세와 같은 부동산 보유세를 급격하게 인상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중간감사 결과를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통계청장 출신인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하태경 의원과 공동 개최한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사태, 통계 조작 수법과 정상화 방안' 토론회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유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2020년 8월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우리나라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완전히 틀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은 국제 비교가 불가능한 수치"라고 말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실효세율이 OECD 회원국보다 낮다면서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과세를 강화했다. 하지만 부동산자산 총액을 구하는 부동산 유형별 가치 정보가 OECD 회원국별로 달라 비교를 할 수 없다는 게 유 의원의 설명이다. 부동산자산에 주택 외 건축물, 토지 포함 여부가 국가별로 다르고, 부동산 가격을 측정한다고 해도 측정 방식이 국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부동산세 국제 비교를 하려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은 2017년 0.78%였지만, 2021년 1.20%로 상승했다. 2021년 OECD 평균 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은 0.97%로 우리나라보다 작다.
유 의원은 "정책을 할 때 어떻게 비교하는지가 중요한데 (이렇게 하면) 잘못된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문 대통령 취임 이후 2017∼2020년 GDP 대비 부동산 재산세 비중 증가분은 한국이 최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 실패를 통계의 문제로 보고 왜곡과 조작을 시작한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문 정부가 징벌적 세금 정책으로 부동산세를 인상했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또 "한국은행 방식으로 보면 노동소득분배율은 1990년대 이후 정체하고 급하락한 적이 없지만, 문 정부 통계청이 과거 노동소득분배율이 하락하는 추세처럼 보이게 해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펼칠 근거를 만들었다"고도 지적했다.
하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통계는 수치 조작, 소득 통계는 샘플 조작, 고용 통계는 해석 조작을 했다"면서 "감사원 감사를 통해 정권 차원의 조직적인 조작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출신인 김현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은 "조작된 통계가 정보력이 없는 젊은이들에게 '영끌'을 하게 만들었고, 집을 살 수 없는 분들에게 허탈감과 박탈감을 느끼게 했다"며 "더 큰 문제는 조작된 통계를 기반으로 부동산 대책을 만들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