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높아진 환율 변동성에 외환거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올해 비이자 수익 부문의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하나은행의 외환(FX) 거래 실적은 1902억 달러(약 253조 917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725억 달러)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하나은행의 외환거래 실적은 2021년 2220억 달러에서 지난해 2556억 달러로 15.14% 늘어난 데 이어 올해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개인 고객을 중심으로 외환거래가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8월까지 하나은행 개인 고객의 외환거래 건수는 916만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73만 건) 대비 94% 늘었다. 이는 올해 코로나19 엔데믹과 엔저 현상 등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되며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8% 넘게 오르는 등 환율 변동을 노린 환테크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나은행은 환테크족을 잡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외화 예약 매매 거래 △이종통화 간 매매 거래 △위젯 환율 알림 등 기능을 담은 ‘FX 마켓’ 서비스를 출시했다. 또 타행 원화 계좌와 하나은행 외화 계좌 사이의 수수료도 없앴다. 이외에 100% 우대 환율을 제공하는 하나카드의 체크카드인 ‘트래블로그’의 서비스 통화를 10월부터 26개국으로 확대하는 등 그룹사 간 연계 서비스에도 힘을 싣고 있다.
기업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한 것도 주효했다. 기업은 해외투자·무역거래 등 여전히 외환거래 비중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실시간 환율 모니터링 및 직접 외환거래가 가능한 플랫폼인 ‘FX 트레이딩 시스템’을 통해 대기업과 금융기관 등 기업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외환거래 손익을 포함한 하나은행의 비이자 이익 실적도 역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9% 늘어난 1조 8390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비이자 이익이 전체 31%에 해당하는 5740억 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