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사들을 향한 일부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사회적 이슈가 되는 가운데 어린이집 원아가 교사의 집에 몰래 들어와 햄스터를 가져간 사연이 알려졌다. 심지어 아이의 부모는 이에 대해 사과도 않고 되레 민원을 제기했다고 한다.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교사 집에서 도둑질한 7세, 제가 그만둬야 할까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게재됐다.

강원도 춘천의 한 어린이집 보조교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A씨는 “제 딸은 7세 반이다"며 "같은 아파트에 딸과 같은 반인 아이들이 몇 있는데 그중에 한 명을 집으로 초대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노는 모습을 보는데 친구가 제 딸이 용돈 받는 걸 듣더니 지갑 위치를 묻고 저금통도 만졌다"며 "이건 아니다 싶어서 그런 건 알려주는 게 아니라고 아이들에게 설명해 줬고, 이후 마트에 갈 거라며 다 같이 밖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또 그는 “장을 본 뒤 집에 돌아왔는데 햄스터가 없어졌다"며 "이상한 느낌에 폐쇄회로(CC)TV를 돌려보니 제가 나간 뒤 (딸 친구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와서 무언가를 들고 나가는 영상이 찍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 집으로 가서 초인종을 눌렀는데 나오지 않으셔서 급한 마음에 비상 연락처로 연락을 드렸다. 처음에는 ‘어떡하죠? 찾아볼게요’ 하더니 애가 집에 놓고 나왔다고 우기더라. 영상을 본 지인 등 전부가 애가 손에 뭘 들고 나갔네 하시는데 그 집 부모님만 아니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A씨는 “다른 것 필요 없고 아이들끼리 사과를 주고받은 뒤 햄스터만 찾아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니 ‘어쩌라는 거냐’며 화를 내고 ‘내 아들 때리기라도 하라는 거냐’며 소리치더라”고 떠올렸다.

상대 부모는 거듭되는 사과 요청을 못 이겨 아이를 데려오긴 했다. 아이는 ‘미안해’라는 한 마디만 한 채 놀이터로 향했다고 한다.

아이 부모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태도를 이어갔다. A씨는 “아버님은 ‘애 단속할 테니 비밀번호 바꾸는 수고는 안 하셔도 된다’고 말하더라”라고 하소연했다.

절도를 넘어가줬더니 돌아온 건 ‘민원’이었다. A씨가 비상 연락망을 개인적 용도로 이용한 것을 두고 아이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A씨는 “그러면 경찰서를 통해 신고하고 연락했어야 했냐”며 “아이 배려하는 차원에서 영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연락을 드린 게 이렇게 민원의 대상이 될 줄 몰랐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빈집에서 작지만 소중한 생명이 사라졌다. 급한 마음에 가지고 있던 연락처로 연락을 드렸다. 제 실수 인정한다. 하지만 제대로 된 사과도 없고 제 직장동료들이 어머님의 항의를 듣고 있는 이 상황이 힘들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