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청년층에선 주택 관련 대출, 중장년층과 고령층에선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청년층에서 취약차주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중장년층과 고령층에선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다.
26일 한국은행은 ‘금융안정 상황(9월)’을 통해 “청년층에서는 주택 관련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난 반면 중장년층과 고령층은 개입사업자 대출 위주로 자금조달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가계대출 차주의 양적인 채무부담(LTI) 상승 정도와 수준을 보면 청년층(39%포인트), 중장년층(35%포인트), 고령층(16%포인트) 등 모든 연령층에서 늘어났다.
청년층은 주로 전세자금대출 확대와 함께 대출 접근성 개선,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등으로 주담대를 활용한 실거주용 주택 구입을 늘리고 있다. 청년층 연체율은 낮은 수준이지만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잠재취약차주도 늘어나는 추세다. 잠재취약차주는 다중채무자이면서 중소득 또는 중신용인 차주와 2중 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인 차주를 말한다.
고령층은 가계대출 제약 등으로 비은행권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 고령층은 노후대비 자영업 또는 자산투자 활동을 위한 상업용 부동산 매입 수요가 높은데 주택임대사업자 혜택 확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비은행권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2021~2022년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 이후 개인사업자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문제는 고령층은 1인당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가 큰 데다 자영업자 소득도 부진해 최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고령층 연체차주 보유 대출 구성을 살펴보면 비주택담도와 건설업 대출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청년층이 주택구입과정에서 과도한 차입으로 인해 리스크가 커지지 않도록 부채 관리를 강화하면서 고령층의 대출 확대와 부실위험 억제를 위해 비은행권 신용리스크 관리체계 정비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DSR 적용 대상 대출을 점차 확대하면서 장기 주담대 등은 차주 상환능력 심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주택시장 가계대출 의존도를 낮추면서 분할상환 대출 비중을 확대하고 일시상환방식의 기존대출도 일부 원금 상환이 이뤄지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