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상승 탓에 청년층과 중장년층 간 순자산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시기 대출을 확대했던 청년층의 경우 금리가 인상되자 연체율이 치솟고 소비까지 줄기 시작했다. 반면 축적 자산을 가진 중장년층은 추가 대출 여력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세대간 자산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통계청이 26일 펴낸 'KOSTAT 통계 플러스 가을호'에 실린 '청년부채 증가의 원인과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39세 이하 청년층과 40세 이상 중장년층의 순자산 보유액 차이는 2019년 1억 6000만 원에서 지난해 2억 3000만 원으로 격차가 3년 만에 45% 확대됐다. 청년층 순자산은 이 기간 2억 2000만 원에서 2억 6000만 원으로 늘었고, 중장년층은 3억 8000만 원에서 4억 9000만 원으로 증가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미루 KDI 연구위원은 이 같은 자산 격차 원인을 코로나19 이후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꼽았다. 주택 매매 및 임대 가격이 상승한 결과 중장년층의 경우 집값이 오르면서 보유 부동산 자산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이는 부채의 급격한 증가를 동반하지는 않았다. 반면 주택 보유 비율이 낮은 청년층은 전월세 보증금 수요가 많았는데, 이조차 상당 부분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이라는 점에서 부채가 급격히 증가했다.
실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청년층의 부채 중 전월세보증금 마련을 위한 대출 비율은 20.4%였으나, 지난해에는 그 비율이 30.0%까지 올랐다. 청년층의 부채는 같은 기간 8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늘었다. 중장년층은 전월세보증금 마련을 위한 대출 비율이 같은 기간 6.2%에서 5.6%로 수준이 비교적 일정한 모습이었다. 반면 부동산구입을 위한 대출 비율은 2010년 57.4%에서 지난해 67.5%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장년층의 부동산 자산은 3억 3000만 원에서 4억 4000만 원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금리가 인상되면서 문제는 악화됐다. 김 연구위원은 “(청년층처럼) 저축이 부족하고 차입이 어려울 경우 소비를 현재 소득에만 의존해야 하므로 금리 상승, 경기 둔화 등으로 부채상환 부담이 증가할 경우 소비를 줄이며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만일 소비를 줄여도 부채를 상환할 수 없게 되면 연체율이 높아진다”고 했다.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인상되면 20대 연간 소비는 약 29만 9000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는 20만 4000원이 줄어들었다. 60대 이상은 3만 6000원 줄어드는 데 그쳐 20대와 60대 이상의 소비 감소액은 8.4배나 차이가 났다.
김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한계상황에 직면한 청년층 차주에게 기존 채무를 장기 분할 상환 대출로 전환할 기회를 넓혀 단기 상환 부담을 경감하고 장기간에 걸쳐 상환할 수 있도록 보조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청년층 차주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부채를 보유할 수 있도록 부동산 가격의 하향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