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못 받은 러 장교들, '흑해함대 기밀' 우크라에 팔았다"

공격받은 러시아 흑해함대 본부. 사진=타스 연합뉴스

임금이 체불된 러시아군 병사들이 러시아 흑해 함대에 대한 기밀 정보를 우크라이나에 팔아넘겼다는 보도가 나왔다. 유출된 정보는 지난주 러시아 흑해함대 공격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인사이더는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포스트를 인용해 월급을 제때 받지 못한 러시아군 장교들이 크림반도의 게릴라 단체 '아테시'(ATESH)에 돈을 받고 러시아군 고위급 지휘관들의 정보를 팔았다고 보도했다.


아테시가 수집한 정보는 우크라이나 국가 기관에 전달됐다. 이 정보는 지난주 러시아 흑해함대 공격 계획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테시는 이를 통해 흑해 함대 지도부의 활동에 대해 접근할 수 있었으며 이 정보가 우크라이나 보안국(SBU)과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인 정보총국(HUR)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정보총국은 크림반도 주변의 러시아 진지를 공격하기 위해 아테시와 협력했다고 키이우 포스트에 전했다.


러시아 장교들이 정보 제공의 대가로 얼마를 받았는지, 해당 장교들이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아테시 대변인은 "러시아 군인들이 월급 체불만으로 러시아 당국을 거스르지 않는다"며 "(아테시가 제공한) 재정적 보상은 그들이 아테시와의 협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뿐이고 추가 인센티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아테시는 크림반도의 타타르족과 우크라이나인, 러시아인으로 구성된 단체다. 주로 러시아 군대 내부에서 사보타주(방해 행위)를 수행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창설됐다.


크림반도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활동하는 이 단체는 러시아 검문소 폭파, 러시아 장교 암살 등 소규모 공격을 하고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에 민감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22일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 있는 러시아 흑해함대 본부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 미사일 공격으로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관을 포함한 장교 34명이 사망하고 군인 105명이 부상당했다. 또 흑해함대 본부는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됐다.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곳이다. 푸틴은 그동안 크림반도 병합을 자신의 최대 업적으로 내세워왔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월부터 러시아 점령지 탈환을 위한 반격을 본격화하면서 크림반도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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