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심동맹' 英·네덜란드 방문…尹, 자유의 연대 확장 나선다

11월 찰스 3세 국왕 초청으로 訪英
12월엔 네덜란드 수교 첫 국빈방문
러북 안보·공급망 위기 등 공동 대응
원전·반도체·방산 격상된 협력 기대도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과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 날로 심화하는 러시아와 북한의 밀월 등 안보 문제와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우방국들과 ‘캠프데이비드’ 정신을 재확인하고 연대 및 공동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적극적인 정상외교로 중추 국가의 위상을 한층 강화해가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26일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월 영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밝혔다. 방문 일자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방문은 한영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영국 국왕 찰스 3세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다. 최초의 영국 국빈 방문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이뤄졌다.







이날 대통령실은 또 윤 대통령 부부가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의 초청으로 12월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고 전했다. 1961년 한·네덜란드 수교 이후 첫 국빈 방문이다. 역시 구체적인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영국과 네덜란드는 유럽에서도 미국에 가장 우호적인 동맹국으로 평가된다. 영국은 미국의 오랜 우방이다. 네덜란드는 미중 패권 경쟁이 한창이던 2021년 5~12월 퀸엘리자베스 신항모를 중심으로 미국·영국과 연합 항모전투단을 꾸려 인도태평양 지역 파트너 국가들을 방문하고 연합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반도체 패권 다툼 당시에도 중국 규제에 동참했다.


이번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8월 ‘캠프데이비드 선언’으로 한미일 공조 체제가 완성된 후 동맹·우방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의 연대’를 확장하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맹국 간의 응집된 행동을 통해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 무기 거래와 같은 안보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이번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5월 찰스 3세가 영국 국왕이 된 후 첫 국빈 초청이라는 점에서 캠프데이비드 이후 한국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해석이다.


안보뿐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도 양국과의 협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원전, 반도체, 방위산업, 디지털 파트너십, 사이버 안보 분야에 대한 협력을 모색한 바 있다.


영국 정부는 최대 8기의 신규 원전을 짓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또 3월 영국원자력청이 출범했으며 4월에는 그랜트 섑스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 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면담하고 공동선언문을 통해 영국 신규 원전 건설 참여 가능성 모색, 수소 등 청정에너지 분야 교류 및 협력 확대 등을 밝힌 바 있다.


방산 분야와 관련해서도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이 11~16일 런던을 방문해 영국 국제 방산전시회(DSEI)에 참석했다. 또 제임스 카틀리지 영국 국방부 획득 부장관과 면담해 한영 간 공동 기술 개발 협력 활성화, 제3국 공동 수출 협력을 위한 기반 마련 등 방산 분야에서의 실질적인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이 밖에 사이버 협력은 동맹 수준으로 격상하는 방안에 협의했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덜란드는 반도체 핵심 파트너 국가다. 네덜란드 기업인 ASML은 극자외선(EUV) 광원을 활용해 반도체에 미세한 선폭을 그리는 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유엔총회가 열린 미국 뉴욕에서 항케 브라윈스 슬롯 네덜란드 외교장관과 양자 회담을 열고 반도체 등의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2021년 기준 유럽연합(EU) 27개국 중 네덜란드와의 교역 규모는 전체의 14.5%로 독일(27.9%)에 이어 2위다.


윤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탄력이 붙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올해 총 17차례의 정상외교를 진행했다. 이 중 총 11차례 순방에 나서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지위를 다지고 있다. 유엔총회를 맞아 방문한 뉴욕에서는 총 47개국과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경제적 협력 방안과 글로벌 기여국으로서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올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는 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두 번째 회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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