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외국인·기관이 연일 ‘팔자’에 나선 탓에 코스피·코스닥지수가 26일 나란히 1% 이상 하락했다.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을 겪는 가운데 정치 테마주만 들썩이는 양상을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32.79포인트(1.31%) 내린 2462.97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최근 나흘 연속 하락하면서 4월 6일(2459.2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기관과 외국인이 5000억 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쌍끌이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도 1조 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추가적인 주가지수 하락에 베팅했다. 유가증권시장의 대다수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삼성SDI(006400)(0.19%)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도 모두 내렸다.
코스닥지수 역시 11.35포인트(1.35%) 떨어진 827.82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달 15일 이후 벌써 8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000억 원 가까이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지수가 하락하는 상황에도 이날 구속 심사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테마주인 동신건설(025950)은 10.23% 급등했다. 이 대표의 또 다른 테마주인 토탈소프트(045340)와 에이텍(045660)도 장중 오락가락하다 각각 1.68% 상승과 0.68% 하락으로 매매를 마쳤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테마주인 남성(004270)은 상한가로 직행했고 남화토건(091590)과 부국철강(026940)은 3.51%, 5.88%씩 떨어졌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테마주로 꼽히는 노을(376930)은 5.45% 올랐다. 이들 테마주는 최근 하락장에 연연하지 않고 이 대표 단식 돌입, 체포동의안 가결 등 굵직한 정치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급등락을 반복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기를 맞자 증시 주변 자금도 급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21일 50조 8590억 원에서 22일 48조 304억 원으로 하루 만에 2조 8286억 원이 줄었다. 같은 기간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66조 859억 원에서 57조 1213억 원으로 8조 9646억 원 감소했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미국의 회계연도 전환을 앞두고 예산안 협상 난항과 금리 상승 부담 확대로 글로벌 시장의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악화하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