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서 'M&A 신화' 다시 쓰는 차석용…에스테틱 몸집 키운다

◆취임 6개월만에 사업확장 행보
필러·봉합사 등 인수합병 추진
우수 기술·인재확보로 영업확대
'보툴렉스' 등 글로벌 진출 속도
LG생건서 68분기 연속 흑자 이뤄
휴젤서 '차석용 매직' 통할지 주목

차석용 휴젤 회장.

차석용(사진) 휴젤(145020) 회장이 취임 6개월 만에 본격적인 사업 확장 행보에 나섰다. 차 회장은 LG생활건강(051900) 재직 당시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주도하고 68분기 연속 흑자라는 신화를 달성한 인물이다. 차 회장은 휴젤에서도 필러·미용 등 에스테틱 기업을 대상으로 M&A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휴젤의 에스테틱 사업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분류된다. 대표 제품인 보툴리눔 톡신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필러·봉합사 등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휴젤이 M&A를 통해 우수한 기술력과 인재를 확보하고 영업 확대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휴젤은 최근 미래사업실 산하에 10명 내외 규모로 신사업전략팀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신사업전략팀에는 컨설팅 회사 출신 인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팀은 에스테틱 분야 기업들을 중심으로 후보 기업들을 물색하고 M&A를 추진한다. 휴젤 내부에서는 필러·봉합사 전문 기업 등이 M&A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휴젤의 사업 전략에 대해 “LG(003550)생활건강을 크게 성장시킨 차 회장의 방향으로 보인다”며 “기존 사업과 함께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을 인수하며 에스테틱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차 회장이 휴젤에서도 ‘차석용 매직’을 다시 써낼지 주목하고 있다. 차 회장은 LG생활건강에서 2005년부터 18년간 대표를 지냈다. 17년 동안 매 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신장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매출은 2005년 1조 원대에서 2021년 8조 원 이상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00억 원대에서 1조 2000억 원대로 키웠다. 또 코카콜라음료를 시작으로 더페이스샵·해태음료 등을 인수했다.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총애를 받았던 차 회장은 지난해 중국 시장 봉쇄 여파 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대표직 사임을 용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 재직 당시 여러 M&A를 주도했던 만큼 차 회장에게는 ‘M&A의 귀재’ ‘차석용 매직’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1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역대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라는 타이틀도 보유한 차 회장은 LG생활건강 외에도 한국P&G 총괄사장, 해태제과 대표 등으로 업계에서 경영 역량을 입증받았다. 휴젤의 한 관계자는 “차 회장이 에스테틱 분야는 물론 다양한 산업계를 넘나드는 사업적 인사이트를 갖고 있는 만큼 휴젤의 글로벌 성장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 사진 제공=휴젤

에스테틱 분야는 미용에 대한 관심과 함께 성장 가능성이 큰 유망 산업으로 분류된다. 휴젤은 지난해 매출 2816억 원, 영업이익 102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21.5%, 7.2% 증가한 수치로 성장세를 입증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휴젤이 3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와 함께 HA필러·봉합사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3월 보툴리눔 톡신 최대 시장인 미국에도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휴젤은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품 최초로 중국·유럽·호주 현지 시장에 출시했으며 지난해 6월에는 캐나다에서 품목 허가를 받았다. HA필러는 최근 덴마크·헝가리 시장에 진출하며 유럽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독일·영국·스페인 지역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각 176%, 23%, 39%씩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에는 폴리디옥사논(PDO) 봉합사 브랜드 리셀비를 통해 태국 시장에 진출했다. 휴젤은 올 3월 태국 식약청(TFDA)에서 리셀비 10개 제품에 대한 허가를 획득했다.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가 태국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달성한 만큼 봉합사 마케팅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휴젤은 2020년 제이월드의 지분을 인수하며 보툴리눔 톡신, HA필러, 리프팅 실을 모두 생산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스타트업과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도 추진하고 있다. 휴젤은 △에너지 기반 미용의료기기 △차세대 필러 및 스킨부스터 △코스메슈티컬 등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 중이다. 또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기술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바이오 특화 운영사로 선정된 후 현재까지 10개 벤처기업을 지원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