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출생아 수가 7월 기준 처음으로 2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인구 동향에 따르면 7월 출생아 수는 1년 전보다 1373명(6.7%) 줄어든 1만 9102명에 불과했다. 7월 기준으로 출생아 수가 2만 명을 밑돈 것은 월간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1년 이후 처음이다. 출생아 수 감소는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7월 사망자 수(2만 8239명)가 출생아 수를 웃돌면서 인구는 2019년 11월부터 45개월 연속 자연 감소하고 있다.
그러잖아도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0.70명을 기록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심각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 아래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올 5월에 영국의 석학인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교수가 “한국이 2750년 지구 상에서 사라지는 첫 번째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를 하기도 했다. 저출산의 원인은 질 좋은 일자리 부족, 높은 주택 가격, 과도한 사교육비 등 복잡한 사회구조적 요인이 얽혀 있으므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아이 낳으면 돈 준다’는 식의 출산 장려책만으로는 저출산 난제를 풀기 어렵다. 아이를 낳게 하는 것 못지않게 아이를 기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 특히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는 추세에 맞춰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보육 시스템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직장 보육 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진 대기업 종사자는 전체 근로자의 20%도 안 된다.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질 좋은 민간 및 국공립 보육 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예산·세제 지원을 해야 한다. 육아휴직제도 활성화 등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직장 문화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손자·손녀를 돌보는 조부모에게 월 30만 원가량의 돌봄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기업들은 촘촘한 ‘양육 친화적’ 정책을 만들어 실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