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러스트 벨트’의 한 무(無)노조 자동차 부품 공장을 찾아 집권 시 내연기관 자동차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 시위에 동참한 지 하루 만으로, 전현직 대통령의 대결 구도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CNN 방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시간주의 트럭 부품 업체 '드레이크'사를 찾아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동차 산업은 살해당하고 있다"며 전기차 보급 흐름 속에서 전통 자동차 업계가 느끼는 불안감을 공략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중시 기조를 보이고 있다며 "그(바이든 대통령)는 당신을 중국에 팔고, 당신을 환경 극단주의자와 극좌 인사들에게 팔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는 가솔린이 무한하며 다른 어느 나라보다 많다"고 말하며 집권 시 전기차 확대 기조에서 벗어나 내연기관 자동차 활용을 권장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시간주 방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미시간주를 찾은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지엠 물류 센터 부근의 시위 현장에 나타나 '피켓라인'(노동쟁의 때 직원들의 출근을 저지하고 파업 동참을 독려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대열)에 동참했다. 이는 미국 역대 현직 대통령 중 처음이다.
연이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시간주 방문은 내년 대선이 자신과 바이든의 대결 구도로 굳어졌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를 찾기 위해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주자들의 2차 토론회를 생략했다.
하지만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이날 "나는 그(트럼프 전 대통령)가 노동자에 신경을 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가 억만장자들과 기업의 이익에 신경을 쓴다고 생각한다"며 그의 행보를 폄하했다. 페인 위원장은 전날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나란히 파업 시위 현장에서 확성기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