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가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에 중국 기업 화웨이의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
28일 로이터통신과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전날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화웨이 주최 행사에 참석해 "광범위한 논의 끝에 5G 이동통신망을 복수로 구축하기로 했으며 화웨이가 사업에 더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안와르 총리는 화웨이와 관련된 우려를 알고 있지만 5G망을 추가하기로 한 결정은 다양한 기술의 혜택을 누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말레이시아는 서양에서도 동양에서도 가장 좋은 기술의 혜택을 받아야 한다"며 "미국은 계속 신뢰할 수 있는 친구이지만, 중국도 이웃 국가들이 함께 번영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우정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2021년 본격적으로 5G 통신망 구축에 나섰다. 기존 5G망은 정부 주도로 구축하고 민간 통신사는 네트워크 사용 계약을 통해 서비스만 제공하는 방식이다. 5G 장비 공급사로는 스웨덴 통신업체 에릭슨이 선정됐다.
말레이시아는 인프라 중복 투자를 방지한다는 등의 이유로 단일 5G망 체제를 결정해왔지만 정책을 수정했다. 지난 5월 정부는 독점 체제를 깨고 내년부터 제2의 5G 통신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등 서방국들은 국가 안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애초 계획대로 단일 5G망 체제를 고수할 것을 촉구했지만 화웨이가 적극적인 로비를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군과 연계돼 있어 안보를 해칠 수 있다며 화웨이로의 부품 수출과 화웨이 장비 사용 등을 통제하고 있다.
올해는 중국과 말레이시아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이며 내년은 수교 50주년을 맞는다.
말레이시아는 최근 중국에 밀착하는 듯한 행보를 보여왔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