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장학금 덕에 졸업"…'11억' 기부한 20대, 이름도 안 남겼다

사진=연합뉴스

국가로부터 장학금을 받던 대학생이 졸업 후 일시금 10억원과 매월 1억원의 정기 기부를 약속했다.


9월 초 한국장학재단 통장에 11억원을 입금한 A씨는 기부금과 함께 "대학 시절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국가장학금, 근로장학금과 학자금대출 등 도움을 받아 학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10억원은 일시금, 1억원은 9월분 기부액"이라며 이후 매달 1억원씩 기부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종료 시점은 정하지 않았다.


26일 한국장학재단이 밝힌 A씨의 연령은 20대 후반. 한국장학재단이 설립된 2009년 이후 39세 이하 청년으로서는 최대 규모의 액수를 기부했다.


개인 기부금으로는 2021년 1월 100억원을 기부한 김용호 삼광물산 대표에 이어 2번째로 큰 기부금액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던 A씨가 거액을 기부한 배경에 관심이 모였지만 A씨는 끝내 이름과 하는 일 등을 모두 밝히지 않았다. 법인세법, 소득세법에 따라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부금 영수증 발급도 거절했다.


A씨는 "대학생 시절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한국장학재단의 국가장학금, 근로장학금과 학자금대출 등 나라의 도움을 받아 학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이번 기부를 통해 사람들이 숨이 트일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또 "누구라도 경제적 여건으로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원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뜻도 함께 전했다.


배병일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때에 국가로부터 받은 도움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장학사업 선순환 모델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어떠한 대가 없이 큰돈을 선뜻 기부해준 기부자의 뜻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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