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난리난 ‘K-가루’가 뭐길래?

'K-한약재' 재료 활용해 가루 만들어
카페인 중독 고치고 탄소 절감 활동도
건강 관심 높아지며 대체 커피 시장 ↑
인삼공사, 美 시장 공략 홍삼 매출 늘고
LA에 R&D 센터 만들어 현지화 상품

‘MUD/WTR’ 제품 사진. /사진제공=MUD/WTR


“정신을 맑게 해주고 신체 활동과 면역력에 좋습니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루가 있다. 한 스타트업이 출시한 이 ‘마법의 가루’는 건강한 맛이 특징이다. 바로 ‘진흙물’이라는 뜻의 ‘머드워터(MUD/WTR)’다. 이 가루는 팬데믹 시즌 인기가 급증하며 3년 간 매출이 10430%가 증가하는 등 미국 소비재 기업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에 이름을 올렸다.


30대의 젊은 창업가 셰인 히스가 카페인 중독을 치유하기 위해 대체 커피로 내놓은 머드 워터는 인도산 차이, 카카오, 노루궁뎅이버섯, 영지버섯, 동충하초, 강황, 게피, 히말라야소금 등을 갈아 만든다. 낯설지 않은 이 재료들은 바로 한약재로 활용되는 성분들이다. 일종의 ‘K-한약가루’로도 입소문을 탄 머드워터는 가루를 물에 타 먹으면 돼 음용법도 간단하다. 이 회사는 “세계가 필요한 것을 묻지 말고 너가 살아있기 위해 필요한 게 뭔지 물어라”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대체커피 시장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한약재료’에 허브까지…확대되는 대체커피 시장

코트라에 따르면 대체 커피 시장 규모는 지난해 27억달러(한화 약 3조7000억원)를 달성한 데 이어 2030년까지 53억달러(7조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간 8.9%씩 성장하는 셈이다.


대체 커피가 주목받는 것은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촉진시켜 체내 수분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체내 무기질 균형을 깨뜨리고, 심장 두근거림, 근육 탈수 등을 유발한다.



‘MUD/WTR’에 들어가는 재료들. /사진제공=MUD/WTR


대체 커피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체 커피 콜드브루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물은 전통 콜드브루 커피를 만들 때 필요한 물의 양보다 94%가 적다. 탄소 배출 감소량도 93%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 커피 원두 가격이 오르는 점도 문제다.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세계 최대 로부스타 원두 생산국인 베트남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비료 가격 폭등으로 원두 재배 대신 다른 작물 수확으로 대체하며 원두 수확량이 4년 째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의 가뭄 피해, 산불, 폭우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생산량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라이즈 버섯커피. /사진제공=라이즈


이에 대체 커피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버섯 커피’로 유명한 라이즈는 카페인이 함유되지 않은 버섯 커피 단일 종목만 판매한다. 영지 버섯 등 다양한 버섯들이 들어간 이 커피는 한 봉지에 30달러로 가격도 저렴하다.


애토모는 대추씨나 치커리 뿌리, 포도 껍질, 수박 씨, 해바라기씨 등을 주제로 분자커피를 팔고, 티치노는 치커리, 민들레, 라몬 등 허브를 주제로 한 커피 맛 음료를 선보였다. 네슬레가 만든 페로는 보리, 맥아 보리, 치커리, 호밀 등을 주재로 인스턴트 커피 방식의 음료를 판매한다.


한국의 홍삼, 대체 커피 인기 타고 美 인기 급증

이처럼 미국에서 한국산 한약 재료들이 인기를 끌며 덩달아 한국의 홍삼도 인기를 끌고 있다. KGC인삼공사에 따르면 미국법인의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매출액은 약 1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KGC인삼공사는 현재 미국에서 60여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기능성 음료인 ‘홍삼원’을 비롯해 ‘홍삼정’, ‘에브리타임’ 등이 있다.


‘홍삼원’은 홍삼농축액에 대추, 건생강, 계피, 구기자 등 전통 식물성 소재를 더한 음료제품으로, 정관장 제품 중 미국에서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부드러운 맛으로 외국인들도 부담없이 섭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코스트코를 비롯한 대형마트와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로 판로를 넓혔다. 지난해 매출액은 2019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KGC인삼공사가 미국 뉴욕 맨해튼에 오픈한 ‘진생 뮤지엄 카페’. /사진제공=KGC인삼공사


이에 KGC인삼공사는 미국 현지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해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LA 인근 플러튼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했고, 지난 2021년에는 뉴욕 맨해튼에 ‘진생 뮤지엄 카페’를 선보였다. 이 곳에서는 고려인삼의 역사와 가치, 재배, 가공방식 등을 소개하고 매장 한 켠에는 ‘홍삼 브루어리’존을 만들어 달임액을 24시간 동안 추출하고 있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대형 유통망 확대와 현지 주류 고객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와 제품을 늘려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국내 제품 뿐 아니라 현지 선호도를 반영한 캡슐, 구미젤리 등 다양한 기능성 소재를 추가한 제품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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