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간의 긴 추석 연휴를 맞아 유통업계도 캠핑족 모시기에 분주하다. 코로나19 기간 급성장한 캠핑 시장 규모는 올해 7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차례나 성묘는 간소화하는 대신, 나들이와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늘면서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캠핑족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15일 홈플러스 온라인 캠핑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캠핑·바비큐 용품의 50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8% 늘어나는 등 가족 단위 캠핑을 준비하는 고객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열린 온라인 캠핑 기획전에서도 즉석밥과 컵밥은 19%, 유부초밥·김밥·주먹밥은 32% 매출이 증가했다. 탕후루 열풍으로 냉동 과일 수요가 급증하면서 냉동 샤인머스캣 매출도 113% 뛰었다. 이에 홈플러스는 황금연휴 나들이족을 겨냥해 제철 먹거리와 간편식 등 다양한 먹거리를 할인가에 선보이고 있다.
국내 캠핑 인구는 팬데믹 기간 거리두기 기조에 따라 크게 늘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국내 캠핑 인구는 2020년 기준 534만 명에서 올해 7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 캠핑 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4조 원에서 올해 7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간소화된 명절 차례 문화에 선선한 날씨까지 겹치면서, 이번 엿새 연휴는 그 어느 때보다 ‘캠핑 특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캠핑 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간편식·건조식품·소스 시장도 덩달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그동안 간편성에만 초점을 맞췄던 캠핑 푸드가 최근 맛과 감성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캠핑용 고급 밀키트 제품으로 발전하는 추세이며, 바비큐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소스류와 와인·맥주 등이 다양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식품업계도 간편식부터 소스, 주류 등 야외에서 즐기기 좋은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며 ‘먹핑(먹고 마시는 캠핑)족’ 모시기에 나섰다. 오뚜기(007310)는 간편 양념 브랜드 ‘오늘밥상’을 통해 육류 메뉴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양념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캠핑 인기 메뉴인 안동찜닭과 닭볶음탕에 활용할 수 있는 양념이 호응을 얻고 있다. 닭고기와 당근, 양파 등 야채를 물과 양념을 함께 넣어 끓이면 간편하게 완성할 수 있다. 안동찜닭 양념은 국산 배를 사용해 부드러운 감칠맛이 특징이며, 닭볶음탕 양념은 고추와 국산 마늘로 깔끔하게 당기는 매운맛을 살렸다고 오뚜기는 설명했다.
오뚜기는 이와 함께 캠핑용 디저트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핫케이크 간편식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기존 제품보다 용량을 늘리고 반죽 점도도 업그레이드한 ‘쉐이크 앤 팬’ 2종을 리뉴얼해 선보였다. ‘핫케이크믹스’와 ‘와플믹스’ 2종으로, 거품기나 계량컵 등의 조리 기구 없이 통에 담긴 믹스에 우유만 넣어 바로 프라이팬에 구우면 완성할 수 있다.
대상(001680) 청정원은 앞서 지난 6일 고아웃코리아와 협업해 한정판 ‘캠핑벨트’를 선보였는데 3차 연장 판매까지 완판됐다. 캠핑장에서 바비큐와 즐기기 좋은 ‘순창 양념쌈장, 순창 청양초쌈장, 명이나물 生와사비, 허브맛솔트 3종’과 ‘투패널 파우치, 툴벨트, 카라비너’ 등으로 구성했다. 대상은 소포장 양념 17종이 포함된 피크닉 박스 ‘청정원 얌얌박스’와 ‘종가 구워먹는 김치’, ‘종가 쌈 싸먹는 김치’ 등을 선보이며 적극적으로 캠핑족들을 공략해오고 있다.
CJ제일제당(097950) 델리미트 브랜드 ‘육공육’의 프리미엄 수제형 소시지 ‘육공육 더블에이징 후랑크 허브&페퍼’는 독일 정부로부터 공식 인증받은 ‘마이스터(장인)’가 허브, 페퍼와 구운 채소를 조합해 개발했다. CJ제일제당은 소시지를 구워 먹을 때 감칠맛과 육즙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도록 삼겹살, 돼지 뒷다리살 등을 최적으로 배합했다고 설명했다.
호텔과 주류업계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육류 제품과 이에 어울리는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바베큐 폭립을 캠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조선호텔 바베큐 폭립’을 준비했다. 돼지 등갈비 부위를 엄선해 마늘과 생강 등 재료에 하루 동안 재워 부드러운 육질을 살렸다고 호텔 측은 설명했다. 금양인터내셔날은 ‘펜폴즈 나파 콜렉션 빈(BIN) 704 카베르네 소비뇽’을 준비했다. 부드러운 텍스처와 탄닌의 질감으로 붉은 육류와 훈제, 염장 음식 등과 잘 어울리는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