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출전한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표팀이 첫 정식 금메달 도전에 나선다. e스포츠의 전설로 꼽히는 '페이커' 이상혁(27·T1)이 금메달을 목에 걸지 주목된다.
LoL 국가대표팀은 29일 오후 8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대만을 상대로 결승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전날 준결승전에서 이번 최대 강적인 중국에 5년 전 당한 패배를 설욕한 만큼 사실상 금메달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LoL 대표팀은 지난 12일 '우리금융그룹 초청 LoL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이번 결승전 상대인 대만 대표팀을 상대로 2:0으로 승리했다. 김정균 대표팀 감독은 "목표는 금메달이다. (팬들의 바람과 같은) 외부적인 부분은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페이커’ 이상혁의 결승전 출전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상혁은 'e스포츠의 마이클 조던’으로 꼽힌다. 로이터 통신은 21일 이상혁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주목할 선수'로 지목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e스포츠가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 최초로 정식 종목이 되면서, 페이커는 이번 대회 가장 매력적인 카드가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상혁은 사우디아라비아와 8강전에 이어 준결승전에서도 후보로 빠졌다. 몸살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출전하지 못했다. 이상혁은 전날 “오늘 주사를 맞고 약을 먹었더니 조금 괜찮은 것 같다. 컨디션 상으로는 출전할 수 있는 상태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이미 '쵸비'(정지훈)도 잘하고 있고, 우리가 중국을 이렇게 잘 꺾은 상황이어서 내 출전 여부를 제가 말씀드릴 수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혁은 이어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이렇게 2-0 승리를 해 굉장히 뿌듯하다"면서 "중국도 굉장히 많은 준비를 한 팀인데 우리가 이기를 모습을 보며 (후배들이) 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금메달까지 달려보겠다"고 강조했다.
LoL 국가 대표팀은 ‘페이커’ 이상혁, 제우스’ 최우제(19·T1), ‘카나비’ 서진혁(22·징동 게이밍), ‘쵸비’ 정지훈(22·젠지), ‘룰러’ 박재혁(24·징동 게이밍), ‘케리아’ 류민석(20·T1)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달 28일 출정식 이후 본격적인 합숙 훈련에 돌입한 바 있다.
한편 e스포츠 격투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V’ 김관우(44)는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대표팀이 이번 대회부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e스포츠에서 처음으로 획득한 금메달이다. 김관우는 “즐거워서 시작한 게임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따게 될 줄 몰랐다”며 "'나는 끝나지 않았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도 계속 싸워나갈 것이다…' 금메달이 확정된 뒤 이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더 열정적으로 연습하고 자신감을 가지면, 우리 모두 저처럼 금메달 딸 수 있다"고 전했다. 강성훈 스트리트 파이터 V 대표팀 감독은 김관우의 이번 금메달을 "한국 스트리트 파이터계의 '원기옥'"이라고 전했다.
축구 게임 'FC 온라인'(옛 피파 온라인 4) 대표팀의 곽준혁(23·KT(030200) 롤스터)은 동메달을 획득했다. 박기영(18·울트라 세종)은 지난 25일 4위로 일정을 마쳤다. 곽준혁은 “시상대에 올랐을 때 신보석 감독님, 박기영 선수, 그리고 전력분석관 동료들과 함께 고생했던 순간들이 떠올라 울컥했다”며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현지와 한국에서 열띤 응원을 보내준 팬분들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FC 온라인’ 서비스 총괄인 박정무 넥슨 그룹장은 “꿈의 무대에서 지금껏 동고동락해온 우리 선수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가슴이 벅차고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국가대표팀은 전날 조별리그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