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체조여신' 안창옥 등장에 '술렁'…단숨에 금메달 2관왕 가져갔다

사진=연합뉴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북한이 기계체조에서 금메달 2개를 추가하며 '체조 강국'의 명맥을 이었다.


28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기계체조 여자 도마와 이단평행봉 결승에서 안창옥(20)은 모두 금메달을 획득했다.


도마는 1, 2차 시기 평균 14.049점을 받았고, 이단평행봉은 14.266으로 경쟁자들을 손쉽게 제쳤다.


북한의 다른 선수 김선향이 도마에서 13.600점을 받아 북한은 이 종목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다.


안창옥은 앞서 지난 25일 열린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 결선에서 동료들과 동메달을 합작한 바 있다.


북한은 이날 사격의 '10m 러닝타깃 여자 단체전'의 금메달과 함께 기계체조에서도 금메달 2개를 추가하며 금메달 가뭄에서 벗어났다.


북한 기계체조 선수들은 실력에 대한 자신감에다 직전에 들려온 여자 사격에서 첫 금메달 소식까지 더해지며 앞선 다른 종목 선수들에 비해 확연히 밝은 분위기 속에서 시합을 치렀다.


도마 종목에서 먼저 뛴 김선향은 연기를 마친 뒤 웃는 표정으로 카메라를 향해 엄지를 치켜들기도 했고, 옆의 다른 선수들과 손을 맞잡기도 했다.


안창옥도 높은 점수를 받자 금메달을 예감한듯 환하게 웃었고 코치가 포옹하며 격려하기도 했다.


이어진 이단평행봉에서도 금메달이 확정되자 환하게 웃으며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모습이었다.


안창옥은 두 차례 1위 시상대에 서서 북한의 애국가가 나오는 동안 옆의 다른 자국 선수와도 다르게 거수경례를 했다.


도마 시상식의 1위 단상 기념사진 때는 김선향과 함께 대형 인공기를 펼쳐들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대회 선수단 관람석에서는 6∼7명의 북한 선수들이 일찍부터 자리해 인공기를 흔들며 큰 목소리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다만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북한 선수들은 거의 뛰다시피하며 질문을 피했다.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한 2003년생 안창옥은 향후 북한 여자 기계체조의 '미래'로 역할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처음 선보인 국제무대에서 10∼20위권 순위에 올랐던 그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아시아 정상급 실력을 입증했다.


이날 두 종목 연기에서 고난도 기술을 연신 선보일 때마다 관중들은 다들 입을 모아 감탄사를 터뜨렸다.


그간 북한은 전통적으로 기계체조 종목에서 강세를 보여왔는데 특히 '도마의 신'으로 불리는 체조영웅 리세광이 유명하다. 리세광은 북한에서 공헌이 인정돼 '인민체육인'과 '노력 영웅' 칭호를 받았다.


2003년부터 북한 대표 선수로 활약한 리세광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도마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이어 2014년 중국 난닝, 2015년 영국 글래스고 세계체조선수권대회 도마를 2연패하며 챔피언으로 이름을 날렸다.


리세광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도마 결선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뽐내며 북한 체조 선수로는 세 번째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두 바퀴를 공중회전하고서 한 바퀴를 비틀어 착지하는 고난도 기술 '리세광'은 국제체조연맹 도마 채점 규정집에도 등재됐다.


여기에 북한의 '체조 요정'으로 불리는 홍은정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리세광에 앞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도 같은 종목을 제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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