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인 29일 서울 도심에서는 이태원과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합동 차례가 각각 열렸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3시 중구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참사 후 첫 추석을 맞아 합동 차례를 지냈다.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이 놓인 분향소 앞에는 사과·배·귤 등의 과일과 약밥, 떡이 놓인 차례상이 차려졌다. 유가족, 종교인, 시민 등 100여명이 모여 희생자를 기리고 이태원특별법 즉각 제정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불교, 원불교, 기독교, 천주교 단체는 차례로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기도를 올렸다. 유족들은 묵념한 뒤 영정사진 앞에서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붉어진 눈시울로 떠난 이의 사진을 마주했고 일부는 눈물을 터뜨리거나 오열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정민 유가협 운영위원장은 "설날 이후 명절을 길에서 맞이하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또 길에서 맞이하게 됐다"며 "한 걸음씩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결과를 이뤄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딸을 잃은 신지연 씨는 발언대에서 "정부가 무섭고 두려운 게 아니고 시민들에게 아이들이 잊힐까 봐 너무 두렵다"며 "이태원의 별들을 꼭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도 이날 오후 4시16분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합동 차례를 열었다. 유가족과 시민 30여명이 자리를 지켰으며 차례상에는 곶감·약과·대추·수박·피자 등 각종 음식과 소주·맥주·콜라 등의 주류·음료가 올랐다. 김종기 가협 운영위원장은 "아이들이 별이 되고 나서 10번째 맞이하는 추석"이라며 "우리는 기억하고 행동하고 함께해서 국민이 죽지 않고 안전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보자고 모인 것"이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