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기승용차의 국내 판매가 줄고 있는 점을 고려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국비보조금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전기차 보조금을 연중에 증액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부는 전기차 중에서도 전기승용차의 판매가 워낙 저조해 단기적인 정책까지 동원해 국내 수요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지만, 3개월 가량 적용되는 단기 정책이 유의미한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지난 25일 환경부는 현재 최대 680만 원까지 지급되는 전기승용차 국비보조금을 올 연말까지 최대 780만 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대상은 기본 가격이 5700만 원 아래인 차종으로, 올해 12월 31일까지 구매 계약을 체결하거나 출고되는 전기승용차면 증액된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이번 대책은 정부가 제공하는 국비보조금 인센티브가 차량 제작사의 자체적인 가격 할인을 유도하도록 마련됐다는 특징을 보입니다. 제작사의 차량 할인 금액에 비례해 국비보조금을 차등적으로 확대해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소비자가 전기차를 구매할 때 크게 차량 가격, 전기차 충전 인프라, 주행거리 세 가지를 고려한다고 분석해 가격 인하 관련 대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연말까지 추가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국비보조금을 늘리는 내용에 더해 법인과 개인사업자의 구매 지원 대수를 늘리는 방안도 포함 됐습니다. 전기승용차 구매 지원 대수가 ‘2년 내 1대’로 제한됐던 개인사업자와 지자체 보조금을 받고 2년이 지나지 않은 법인 역시 한 번에 여러 대의 전기차를 구매해도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시험·연구 목적의 전기차 또한 지자체 보조 사업을 통해 보조금 지원 대상에 포함 됐습니다.
다만 전기승용차의 수요가 저조한 원인에 대한 명확한 분석 없이 단기적인 대책만 내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이번 대책은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면서 정부가 편성해놓은 보조금이 남아돌자 이 보조금을 소진하기 위한 성격도 있어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정부의 올해 전기차 보급 목표는 26만 8000대 이지만, 현재까지 10만 3000여 대 보급되는 데 그쳤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목표 달성을 위한 16만 여 대를 보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이미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단기 대책에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