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오토쇼·코믹콘 성지 뉴욕 ‘자비츠센터’ 가보니

잠실 전시컨벤션센터 미리보기

2022 뉴욕 코믹콘(왼쪽)·2018 뉴욕 국제오토쇼(오른쪽). 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 서부 허드슨강 인근에 위치한 자비츠센터는 매해 175개 이상의 전시, 회의 등이 개최되고 2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뉴욕 최대 규모의 전시컨벤션센터입니다. 뉴욕 국제오토쇼와 뉴욕 코믹콘 같은 행사가 자비츠에서 개최되는 대표적인 행사들입니다. 자비츠의 경우 뉴욕시 전체에 연간 약 2조 4000억 원의 매출과 약 1만 6000명의 고용유발 효과(2019년 자비츠 연례보고서 기준)를 일으키는 등 효자 노릇을 톡톡하게 하고 있습니다.



뉴욕 자비츠센터와 잠실 전시컨벤션센터.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은 세계 5위의 국제회의 개최도시지만 전시·컨벤션 시설규모는 세계 20위(코엑스 190위)에 불과해 전시·컨벤션 시설의 추가 확보가 절실한 상태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도시기후리더십그룹(C40) 회의를 위한 북미 출장 중 미국 뉴욕 자비츠센터를 방문해 잠실에 11만㎡ 규모(전시면적 9만㎡, 회의면적 2만㎡)의 전시컨벤션센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이유기도 합니다. 전시장 면적이 자비츠보다 1만㎡ 넓은데 더해 전시장 최대 하중도 5톤(하층)으로 자비츠(1.7톤, 하층)보다 다채로운 이벤트 개최가 가능할 전망입니다.
오 시장이 자비츠센터를 찾은 건 서울 송파구에 들어설 전시컨벤션센터가 자비츠를 모델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시설은 ‘트럭 마샬링’입니다. 컨벤션센터는 접근성이 좋은 곳에 위치해야 하나 전시 특성상 화물차들이 몰려 도심에 교통 문제를 유발할 위험이 큽니다. 자비츠는 2021년 리모델링을 통해 25t 대형트럭의 하역대기 전용공간인 ‘트럭 마샬링’으로 이를 해결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대형 트럭들이 인근 도로를 점거하며 교통 정체를 유발했는데 센터 내에 머물 수 있도록 해 이 같은 부작용을 해소한 것입니다. 어느 출입구가 한산한 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차량을 분산할 수 있는 최첨단 출차시스템도 자비츠가 갖춘 시스템 중 하나입니다. 리모델링을 통해 증축된 부지 대부분이 ‘트럭 마샬링’에 쓰인 점을 보면 그간 자비츠가 교통문제로 얼마나 골머리를 앓았는 지 유추할 수 있습니다. 시는 잠실전시컨벤션센터에도 이 같은 ‘트럭 마샬링’ 공간을 갖출 계획입니다.



오세훈(왼쪽) 서울시장이 앨런 스틸(가운데) 자비츠 컨벤션 센터 회장과 자비츠센터 상층부 야외 공간에 조성된 텃밭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친환경 시설도 자비츠가 리모델링을 통해 확충하고자 한 인프라입니다. 옥상에는 잔디를 심어 빗물의 80% 정도를 저장 및 재사용할 수 있게 했고 옥상 면적의 10%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습니다. 공조기에서 나오는 바람을 재사용하는 풍력 터빈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자비츠는 전체 센터 전력의 15% 가량을 자체 생산하고 있습니다. 시는 잠실전시컨벤션센터가 1986년 처음 지어진 자비츠보다 구조적으로 튼튼한 만큼 옥상 면적의 36%까지 태양광 패널을 확대 설치할 계획입니다. 이 경우 자비츠보다 친환경에너지 생산 비율이 높아집니다. 이 외에도 시는 옥상에 도심항공교통(UAM) 시설을 건립할 예정입니다.


자비츠가 이처럼 성공적으로 리모델링을 마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앨런 스틸 CEO의 의지가 있었습니다. 자비츠 이용객 중 한 명이었던 앨런 스틸 CEO는 “2011년 이후 운영 맡으며 불편했던 경험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며 “탄소 배출량을 제로까지 줄이는 유일한 전시장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앨런 스틸 CEO는 잠실 전시컨벤션센터 계획을 두고 “예쁘고 정돈된 프로젝트라 생각한다”며 “UAM시설은 질투가 난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잠실 전시컨벤션 센터(안) 한강변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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