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조선업계 불황, 중국의 위협적인 성장으로 국내 대형 조선사가 문 닫을 것이란 소문도 있었습니다. 힘든 시간을 견뎌낸 이후 올해 들어 1~2년 전 수주한 선박의 본격적인 건조가 시작되고, 앞으로 LNG선 등 친환경 수주의 중요성이 커지며 본격적으로 한국 조선업이 부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업계 관계자)
국내 조선사들이 10년 간 지속된 부진에서 벗어나 최근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며 초호황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조선업황의 회복세와 함께 환경규제 강화가 맞물리며,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제조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한국 조선사로 발주 문의가 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친환경 선박의 대표 주자인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경우 한국 조선사가 전 세계 발주량이 8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해당 분야에서 압도적인 모습입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조선업은 수주량 보다 수주의 질이 중요한데, 친환경·고부가가치선이 조선사 입장에서 마진이 많은 데다, 후발주자들과의 갭을 더 공고히 할 수 있는 방향”이라며 “발주처 입장에서도 다른 선박들과 달리 고급 선박들을 경험과 기술이 많은 한국에 계속해서 발주를 맡기려고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대규모 수주로 ‘피크아웃’ 우려가 제기되던 LNG선과 발주도 예상과 달리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특히 조선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수주 실적이 돋보입니다. 올해 9월까지 삼성중공업은 LNG운반선 6척과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1척을 포함해 25척, 총 63억 달러(8조 5000억 원)를 수주해 당초 목표인 95억 달러의 66%를 달성했습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수주 규모가 2조 원 이상인 FLNG 사업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내로 ‘델핀'사 등의 추가 수주도 유력한 상황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 역시 LPG·암모니아운반선 26척과 LNG운반선 20척을 포함해 총 122척, 159억 4000만 달러(21조 5000억 원)를 수주했는데, 이는 이미 연간 수주 목표를 이미 넘긴 수치입니다. 한화오션도 LNG운반선 5척을 포함해 14억 7000 달러(2조 원)의 수주를 완료했습니다.
현재 국내 조선사들은 카타르 LNG 프로젝트의 2차 물량 발주를 통해 추가 수주에 나설 계획입니다. 현재 가격 협상이 진행 중으로, LNG운반선 40척이 추가 로 수주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카타르의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의 1차 발주에서는 한화오션이 19척, 삼성중공업이 18척, HD한국조선해양이 17척을 각각 수주에 성공했습니다.
한편 코로나 19 기간 체결된 계약이 본격적으로 건조되면서 조선사들의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조선업은 선박 건조 계약을 맺을 때 선수금을 적게 받고 선박 인도 과정에서 대금을 많이 받는 ‘헤비테일’ 구조입니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1분기 196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2분기 만에 가장 먼저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이어 2분기에는 HD한국해양조선이 712억 원의 영업이익(연결 기준)을 달성하며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까지 적자를 유지하고 있는 한화오션 역시 3분기부터는 이익 실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넘치는 일감 대비 배를 만들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산업부는 최근 크게 증가한 수주 잔고를 감안했을 때, 2023년 말까지 생산인력이 총 1만 4000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에만 1만 104명의 생산 인력을 현장에 투입했습니다. 조선업계에서 국내 조선업이 불황을 겪으며 인력들이 많이 유출된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앞으로 호황이 이어지면 다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