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취재기'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정유정의 실체를 파헤쳤다.

지난 29일 공개된 웨이브(Wavve) 오리지널 '악인취재기' 1~2회에서는 또래 여성을 끔찍하게 살해하고 훼손·유기한 23세 정유정을 첫 번째 '악인'으로 지목하고 집요한 추적을 이어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시작은 정유정의 '실제 음성'이 담긴 통화 내용이었다. 살해 용의자로 체포된 정유정은 경찰 호송차량 안에서 통화를 하며 "무기징역이 나올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하면서도 자신은 살인하지 않았고 그저 토막난 시체를 캐리어에 담아 옮기기만 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정유정의 노트에는 "죽이지 않으면 분이 안 풀린다"고 써 있었다. 휴대폰으로 '가족한테 복수하는 법' '존속살인' '사람 X신 만드는 법' 등도 검색했다.

눈길을 끈 것은 공소장에 적힌 '불우한 가정환경', '조부모로부터의 학대', '가족에 대한 분노' 등이다. 아버지의 부재로 조부모 밑에서 자랐고 의붓할머니가 자신을 오래 학대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트라우마가 생겨 온전한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고 이러한 범죄를 저지르게 됐다고 변명하는 모습이 담겼다.

한편 경찰조사에서는 살인과 시체훼손·유기 등을 모두 인정했다. 특히 '평소 고유정 살인사건 등을 보면서 직접 사람을 살해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연쇄살인, 토막살인, 시신 없는 살인사건 등을 검색하며 방법을 학습했다'고 진술했다. 고유정은 제주도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해 무기징역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정유정과 고유정이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점이 닮았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분노의 시작은 잘못된 훈육이었다"면서도 "이제 와 다 큰 여자가 '어릴 때 새 할머니에게 맞아서 내가 이 지경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변명이 안 된다.) 그런 환경에서 성장해도 극복하고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사람 나름"이라고 분석했다.

'악인취재기'는 10월 6일 보호종료아동을 대상으로 성(性)착취 등 지독한 범죄를 저지른 '두 얼굴의 키다리 목사' 편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