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입지에서 재건축과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활발해지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부촌 단지의 시공권을 수주하면 아파트 자체가 건설사의 능력을 알리는 ‘간판’이 되기 때문이다. 조경과 커뮤니티 시설은 물론 식사 서비스와 시그니처 향기까지 입주자들의 표를 얻기 위한 이색 마케팅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인 ‘오티에르’의 시그니처 향기인 ‘오티에르 엘릭서’를 개발했다. 오티에르 엘릭서는 백단향으로 불리는 샌달우드 향에 스모키함을 더해 우아함과 포근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백화점과 호텔, 유명 브랜드 매장에서도 고유의 향을 사용해 고객들이 브랜드를 기억하게 하는데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오티에르는 포스코이앤씨가 지난해 선보인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로 현재 방배 신동아, 신반포21차 등에 브랜드를 적용한 재건축이 진행 중이다.
아파트 향기 마케팅의 원조는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2019년 개발한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 전용 향 ‘H 플레이스’를 연내 입주 예정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디에이치 브랜드 1호 단지인 ‘디에이치 아너힐즈’ 커뮤니티 시설에도 향이 쓰이고 있다. H 플레이스는 스위스 대자연을 콘셉트로 텐저린, 베르가못, 로즈마리 등 향이 특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디에이치 브랜드에 걸맞는 프리미엄 공간과 향기로 고객이 경험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섬세한 부분부터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르엘’ 전용 디퓨저인 ‘센트 오브 르엘’을 개발해 선보였다.
건설사들이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에 뛰어든 이유는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함이다. ‘여의도 1호 재건축 단지’로 잘 알려진 영등포구 한양아파트 수주전에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뛰어들었는데, 각각 디에이치와 오티에르를 내세웠다. 단지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찾는 조합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예로 노량진1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달 열린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에서 입찰 조건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내걸었다. 이날 설명회에는 GS건설과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7개 건설사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