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정율성 흉상 훼손…경찰, 보수단체 회원 입건

정율성, 항일운동 하다 중국 공산당과 북한서 활동

2일 오전 광주 남구 양림동 정율성거리에 조성된 정율성 흉상이 철거돼 있다. 광주=연합뉴스

보수단체 회원이 광주광역시 정율성거리에 조성된 정율성 흉상을 고의로 훼손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보수단체 회원 A(5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광주 남구 양림동에 조성된 정율성거리의 정율성 흉상을 밧줄로 묶은 뒤 쓰러뜨려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단상에서 완전히 분리된 흉상은 바로 옆에서 쓰러진 채로 인근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현장 점검에 나선 남구는 안전띠를 둘러 통행을 제한하는 조치를 했다.


정율성 흉상은 남광주 청년회의소가 해주구 인민정부로부터 기증받은 흉상을 남구에 다시 기증하면서 2009년 7월 양림동 정율성로에 세워졌다.


광주 출신인 정율성(1914∼1974)은 의열단 소속으로 항일운동을 하다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해 인민해방군 행진곡을 작곡한 인물이다. 광복 이후에는 북한으로 넘어가 ‘조선인민군 행진가’를 작곡했다.


광주시는 정율성의 생가(동구 불로동)를 복원하고 역사공원을 만들어 대규모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2018년부터 관련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광주시는 48억원을 들여 내년 초 사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가보훈부와 보수단체들이 정율성 역사공원 건립 철회를 촉구하고 있어 이념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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