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한 개 '만원' 입니다"…'금값' 된 사과값, 도대체 왜?

무덥고 습한 이상기후로 사과 물량 크게 줄어
통계청 “사과 재배 한계선 영남서 강원으로 북상”

이미지투데이

올 추석 전통시장에서는 하나 1만원에 팔리는 제수용 사과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6일 서울 가락시장 등에서 사과(홍로) 5㎏는 7만8142원에 거래됐다. 1년 전 5㎏당 2만4970원에 팔리던 것을 감안하면 3배 가까이 가격이 오른 셈이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소고기만큼 비싼 사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배(1.7배)와 포도(1.48배)도 지난해보다 가격이 올랐지만 사과 가격의 상승이 유독 심하다.


이처럼 사과값이 비산 것은 사과 물량이 크게 줄어서다. 한국농촌연구원의 9월 ‘농업관측월보’에 따르면 추석 전 2주 동안 사과 출하량은 1년 전보다 1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전체 사과 생산량을 봐도 1년 전보다 2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과는 봄철 개화시기가 한 해 농사를 결정지을 만큼 중요한데 올해의 경우 3월부터 이상 고온을 보이면서 사과꽃이 일찍 피었다.


이후 기온이 다시 급락하면서 냉해 피해를 입은 농가도 많았다. 결국 지난 6월 나무에 사과 열매가 남은 ‘착과수’는 1년 전보다 16% 줄었다. 게다가 여름철 집중호우 이후 사과 재배 농가를 중심으로 탄저병까지 확산했다.


기후 변화로 무덥고, 습하고, 추운 날씨도 잦아지고 있어 내년에도 사과의 물량이 많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기후가 더워짐에 따라 사과 재배 한계선도 북상하고 있다. 통계청은 2030년쯤에는 사과 최대 산지가 경북 청송·영주 등에서 강원 정선과 양구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제 민간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기후위기 식량 보고서’를 통해 “한국 인구의 90%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어 기후변화를 농민만큼 알아채지 못하지만 우리가 즐겨 먹는 식자재는 기후변화로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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