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신문이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의뢰해 2013년과 2023년의 수입차 시장의 등록대수를 항복별로 비교 분석한 결과 출시 모델은 11%가 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맞수인 벤츠와 BMW의 대결 양상은 10년간 이어졌지만 3위 밑으로는 변화가 심했다. 지난 10년 간 국내 수입차 시장의 변천사를 짚어봤다.
◇獨 BMW·벤츠, 10년 넘게 1위 다툼= 독일의 BMW와 벤츠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0년 이상 양강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올 8월 누적 기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입차를 판 브랜드는 BMW(5만341대)와 벤츠(4만7405대)다. 두 브랜드는 10년 전에도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3위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10년 전 1만6054대를 팔아 2위 벤츠를 위협했던 폭스바겐은 올해 5852대 판매(8위)에 그쳤다. 아우디가 2013년 4위에서 3위로 올라섰지만 판매량은 2.6%가 줄었다. 일본 도요타도 2013년 5위(5617대)에서 올해 9위(5333대)로 떨어졌다. 반면 그 자리를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가 차지했다. 렉서스는 10년 전 9위(3525대)에서 올해 5위(9129대)까지 올라섰다.
볼보와 포르쉐의 약진은 눈에 띈다. 10위권 밖이었던 스웨덴 브랜드 볼보는 올 8월까지 1만952대를 팔아 4위를 기록했다. 10년 전 14위에 머물렀던 포르쉐는 올해는 8290대로 볼보, 렉서스(9192대)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출시 모델 11% 증가…SUV 선호도 높아=지난 10년 간 출시 모델도 다양해지고 SUV가 점차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것도 포인트다. 실제 모델별 등록대수를 보면 2013년 417개에 불과했던 수입차 판매 모델 수는 2023년 465개로 11.5% 증가했다.
차종별로는 SUV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10년 전에는 세단의 비중이 77%에 달했지만 올해는 52%로 떨어졌다. 반면 22%에 불과했던 SUV는 지금 그 비중이 45%로 세단을 바짝 쫓고 있다.
연료별 차량 소비 패턴도 바뀌었다. 2013년 62%의 점유율을 보였던 디젤차량은 올해는 9%로 급락했다. 2015년 69%까지 치솟았지만 독일 폭스바겐 그룹의 디젤게이트 사건이 터진데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의 비중을 늘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10년 전 4%에 불과했던 하이브리드의 비중은 올 8월 누적 기준 32%까지 치솟았고 2013년 통계에 잡히지도 않았던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각각 9%, 4%까지 비중을 늘렸다. 올해 등록된 수입차 가운데 친환경 연료(하이브리드·순수전기·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사용하는 차량 비중은 45%로 가솔린(46%)과 거의 비슷해졌다.
핵심 구매층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30~40대가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 수입차 등록대수를 살펴보면 2013년엔 30~39세가 38%로 1위, 40~49세가 28%로 2위를 차지했다. 2023년에는 1위가 40~49세(34%), 2위가 30~39세(25%)로 순위의 미세한 변화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