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욜로' 스타일 투자의 한계

■박희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솔루션본부 전무

박희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솔루션본부 전무

최근 다수의 젊은 투자자들이 현재의 행복과 만족을 더욱 중시하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스타일의 투자를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장래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장기투자 상품보다 당장 매달 현금이 들어오는 월배당 상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월배당 ETF는 젊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최근 ‘에미당(ACE미국배당다우존스)’, ‘솔미당(SOL미국배당다우존스)’, ‘타미당(TIGER미국배당다우존스)’ 같은 별칭으로 불리며 인기다.


이들은 미국 SCHD(Schwab US 디비던드 이퀴티)와 같은 배당 ETF에 1억원을 투자하면 35년 후 매달 1000만원 이상의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투자의 근거로 내세운다. 이같은 계산의 논리는 SCHD ETF의 지난 10년간 연평균 배당 성장률(12%)과 현재 배당 수익률(3.5%)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나 10년간 지속된 배당 성장률이 지속할 지는 미지수다. 10년 동안 SCHD ETF에 속한 기업들은 연평균 순이익 성장률이 7.7%에 불과했지만 12%의 연평균 배당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기업들이 이미 적립된 이익 잉여금이나 부채를 조달해 배당 성장률과 이익 성장률의 차이를 메웠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해당 기업의 평균 주주환원율(순이익에서 배당금과 자사주 소각이 차지하는 비중)은 120% 수준이다. 이익 이상의 주주 환원을 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평균 순부채비율은 10년 전에 비해 118%로 상승했다. 따라서 순이익 성장률을 뛰어넘는 배당 성장이 지속 가능하다는 가정은 잘못됐다.


장기투자는 현재의 확실한 100원보다 미래의 1000원을 기대하며 투자해야 된다. 당장의 현금흐름이 아닌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12%의 연평균 배당 수익률이 향후 35년간 지속된다고 가정해보자. 1억원을 SCHD에 환노출 방식으로 배당 재투자를 한다면 35년 뒤 1억원은 63억 원이 된다. 반면 1억원을 연평균 수익률 15.8%에 달하는 미국 대표 성장주 ETF인 VUG(뱅가드 US 그로스)에 투자한다면 35년 후 171억 원이 된다.


장기 투자가 가능한 젊은 투자자들에게 더 나은 투자 방법은 성장 기대가 높은 ETF에 장기간 투자 한 뒤, 향후 불어난 금액을 배당 ETF에 투자해 배당을 받는 것이다. 35년 동안 VUG ETF에 투자해서 벌어들인 171억 원을 연평균 3.5% 배당을 주는 SCHD ETF에 투자한다면 월 4200만 원(배당소득세 차감 후)의 배당을 받을 수 있다. SCHD ETF와 VUG ETF의 연평균 수익률 차이는 불과 3% 남짓이지만 35년의 시간이 지나면 그 차이는 막대하다. 장기투자의 복리 효과는 배당 효과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새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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