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故 윤정희가 한국영화공로상을 수상했다. 고인의 딸인 백진희가 대리수상했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이하 부국제) 개막식이 열렸다. 건강상의 이유로 배우 이제훈이 불참해 박은빈 단독 MC로 진행됐다. 호스트는 배우 송강호가 맡았다.
한국영화공로상은 故 윤정희에게 돌아갔다. 한국영화공로상은 한국 영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고인의 마지막 출연작인 영화 '시'의 이창동 감독이 시상을 했으며, 고인의 딸인 바이올리니스트 백진희가 대리수상했다. 이 감독은 "한국 영화에 수많은 별이 있지만, 윤정희는 그중에서도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별이었다. 10대 때부터 내 마음의 별이었던 윤정희와 '시'를 찍은 건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영광스러운 상을 따님에게 드리게 된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다. 윤정희가 병을 얻고 올해 1월에 돌아가실 때까지 10년의 시간 동안 백진희가 얼마나 지극정성으로 엄마를 돌봤는지, 얼마나 마음고생을 겪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마에게 주는 영광스러운 상이 딸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고, 지금은 하늘의 별이 된 윤정희에게 기쁨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백진희는 "내가 어렸을 때인 제1회 부국제 때 부모님과 함께 영화제의 탄생을 축하하며 행복해 했던 일이 생생하게 생각난다. 그 오랜 동안 여러분들은 변함 없이 윤정희를 사랑해줬다"며 "엄마는 매일 생활 속에서도 환상 세계와 현실을 겪었다. 10년은 중병과 싸워야했지만, '시'와 여러분의 애정이 있어 멀리 있는 엄마는 행복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제28회 부국제는 4일부터 13일까지 부산 영화의 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69개국 209편의 공식 초청작과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0편을 포함한 269편을 영화의 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대영 등 총 4개 극장 25개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