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 영향으로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9.38포인트(2.41%) 내린 2405.69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2400대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 3월 27일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29.29포인트(1.19%) 내린 2435.78에 개장한 뒤 점차 하락 폭을 키우며 2400대 중반에서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수를 끌어내린 것은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045억원, 469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834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금리 상승 부담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세에 코스피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현지시간) 연설에서 "연준의 작업이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올해 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한 후 한동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다른 연준 인사들도 비슷한 발언을 이어가며 긴축 유지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와 더불어 이날 오전 미국 의회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해임 소식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내 934개 종목 중 835개가 하락했다. 시가총액(시총) 상위 종목에서는 삼성전자(005930)(-1.32%), LG에너지솔루션(373220)(-4.30%), POSCO홀딩스(005490)(-4.49%), 삼성SDI(006400)(-5.37%) 등 대부분 종목들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 SK하이닉스(000660)(0.61%),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47%) 등 일부 종목들만 올랐다.
같은 날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3.62포인트(4.00%) 내린 807.40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81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21일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8.72포인트(1.04%) 내린 832.30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웠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580억원, 520억원어치 순매도했으며 개인은 3176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는 에코프로비엠(247540)(-7.11%), 에코프로(086520)(-8.55%), 엘앤에프(066970)(-9.05%) 등 이차전지 종목의 하락 폭이 컸다.
최근 유럽 주요국들의 전기차 관련 친환경 정책이 주춤하고 미국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으로 전기차 전환이 미 대선 주요 의제로 떠오른 데다가 테슬라의 3분기 차량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다양한 약재가 연휴 뒤 한꺼번에 주가에 반영되며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차전지주 외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8.07%), 에스엠(041510)(-5.69%) 등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하락한 종목은 1413개였다. 이는 현재 거래 중인 코스닥 전체 종목(1613개)의 87%에 달하는 수치다.
이날 하루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10조1830억원, 7조3060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