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문기업 예스티(122640)는 공시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75억원 규모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용 핵심 장비를 수주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수주를 기점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HBM 장비 추가 수주가 예정돼 있으며, 공급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발주한 고객사는 HBM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내년 대규모로 투자할 계획이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에도 수주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예스티가 공급하는 웨이퍼 가압장비는 HBM의 핵심공정 중 하나인 ‘언더필’ 단계에 적용된다. 언더필은 HBM의 뒤틀림(Warpage)을 방지하기 위해 절연물질을 균일하게 경화시켜 주는 공정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적층해 만들기 때문에 칩과 칩 사이의 균형 유지와 불순물 제거가 핵심이다.
예스티는 2011년부터 자체 연구개발 및 국책과제 수행을 통해 각종 가압장비에 대한 기술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2014년에는 국내 최초로 사각챔버 가압장비를 개발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 공급해오고 있다. HBM용 웨이퍼 가압장비는 국내 반도체 기업의 HBM 개발 초기단계부터 공급했기 때문에 관련 레퍼런스도 잘 구축돼 있다.
예스티 관계자는 “고온, 고압 제어기술을 기반으로 가압장비 분야에서 여러 건의 특허기술을 확보해 진입장벽을 구축하고 있다”라며 “이번에 수주한 웨이퍼 가압장비는 기존에 납품한 HBM용 장비를 추가로 공급하는 것으로 테스트 절차를 생략하고 양산 즉시 납품이 이뤄진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 서비스 확산으로 HBM의 수요 증가뿐 아니라 차세대 고성능 HBM의 개발도 가속화될 것”이라며 “예스티는 HBM용 웨이퍼 가압장비에 이어 ‘패키지 가압장비’, ‘HBM 칠러’ 등으로 공급품목을 확대해 나가는 동시에 차세대 고성능 HBM용 장비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어 HBM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HBM 수요량은 2022년 1.81억 GB(기가바이트)에서 2024년 3.77억 GB로 연평균 4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HBM 시장점유율을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40%, 마이크론 10%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