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유럽 등 해외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관련 공모펀드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도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5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이후 국내 금융투자 회사가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한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는 총 14개로 현재까지 2만 7568명이 1조 2757억 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순수하게 개인 신분으로 투자한 사람은 2만 7187명, 투자금은 1조 478억 원으로 집계됐다. 14개 공모펀드의 만기 시점은 각각 올해 2개, 내년 4개, 2025년 4개, 2026년 이후 4개로 조사됐다.
윤 의원실과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 공모펀드가 투자한 해외 부동산 가치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공실률 증가, 시장 침체로 인한 거래 감소로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역세권 건물의 가치가 지난해 1분기 이후 25% 이상 하락했고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도 60%가량 감소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 상업용 빌딩의 공실률도 2019년 말 13% 수준에서 올 1분기 19.9%로 치솟았고 거래 평균 가격은 2021년 말 1평방피트당 1000달러에서 올 1분기 778달러로 하락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빌딩 공실률이 2019년 말 6.3%에서 지난 1분기 27.2%로 급증했고 거래 평균 가격은 같은 기간 1평방피트당 1231달러에서 763달러로 크게 주저앉았다. 일본 도쿄 상업용 빌딩 공실률도 신규 부동산 공급 효과로 현 4.5% 수준에서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판매액은 한국투자증권 5087억 원, KB국민은행 2779억 원, 하나증권 911억 원, 하나은행 910억 원, 미래에셋증권 795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 규모는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4963억 원, 이지스자산운용 4737억 원, 미래에셋자산운용 926억 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925억 원 순으로 많았다.
윤 의원은 해당 공모펀드 대다수가 메자닌(중순위) 방식으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만큼 부실 위험이 커질수록 개인 투자자의 손실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윤 의원은 “해외 부동산의 1순위 채권자는 은행이고 국내 공모펀드는 후순위 채권자”라며 “담보인정비율(LTV)이 60%인 건물의 가격이 20% 하락하면 공모펀드의 손실률은 50%에 이른다. 리파이낸싱(재대출) 펀드를 도입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