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가정집에서 사망한 지 4년이 넘어 백골화한 영아의 시신이 발견돼 30대 친모가 긴급체포됐다.
4일 대전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오후 3시40분께 서구 괴정동 한 다가구주택에서 백골 영아 사체를 발견했다는 집주인의 신고를 받았다.
집주인은 이 집에 살던 임차인이자 영아의 친모인 A(30)씨가 월세를 밀리고 연락도 끊기자 명도 소송 강제 집행을 통해 집 내부에 있는 집기류를 다른 곳에 보관해왔다.
경매 처분을 위해 집기류를 정리하던 집주인은 A씨 소유의 가방 안에서 영아 사체를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같은 날 오전 0시께 갈마동 한 가정집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2019년 9월 괴정동 거주지 안에서 출산한 아이가 4∼5일 만에 사망하자 사체를 캐리어 가방 안에 넣고 방치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2021년 9월 사체가 든 가방을 거주지에 버린 채 집을 나와 잠적했다.
이 아이는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이른바 '유령 영아'에 해당하지만 병원 밖 출산으로 출산 기록조차 없어 대전시청과 경찰의 전수조사 때도 드러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혼모인 A씨는 "당시 아이가 병으로 숨졌고, 무서워서 신고하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영아 사체는 사망 후 4년가량이 지나 이미 백골화된 상태로 성별 구분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영아 사체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A씨에 대해 시신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상대로 시신유기 외 유기치사 혐의 여부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