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들의 올해 3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KB금융(105560)지주를 제외한 모든 금융지주들의 순이자마진(NIM)이 악화하는 등 은행 실적의 동력이었던 이자 마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저성장 터널에 진입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합산 순이익 전망치는 4조 401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4조 9506억 원)보다 10%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신한금융지주의 이익 감소 폭이 22%로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됐고 하나금융지주(086790)(-15%)와 우리금융지주(316140)(-5%)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KB금융지주는 7.4% 증가하며 ‘나 홀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의 실적을 짓누른 것은 은행들의 대표적 수익 지표인 NIM이다. 증권가에서는 은행 평균 3분기 NIM이 2분기 대비 약 2bp(1bp=0.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취급했던 고금리 예적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은행들의 고금리 마케팅 경쟁에 따른 조달 비용이 늘어난 점이 NIM 상승을 제한한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예외적으로 NIM이 오히려 상승하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대표적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을 크게 늘리면서 조달 비용을 낮춘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은행 수익의 다른 한 축을 지탱해야 할 비이자이익도 뒷걸음질할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 상승에 따라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축소될 수밖에 없어 비이자이익 역시 전 분기보다는 상당 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주별로 감수해야 할 악재 또한 있다. 신한지주(055550)의 경우 사모펀드 고객과의 사적 화해 결정에 따른 영업외손실을 비롯해 은행 명예퇴직 비용이 3분기에 인식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투자자산 평가손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을 적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4분기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의 한 관계자는 “높은 금리로 대출 수요가 위축되면서 은행의 외형 성장이 정체되고 건전성 저하에 따른 대손율 상승의 악영향으로 수익성 개선세가 지속적으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