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전기료는 보조금"…美, 韓철강에 상계관세

현대제철·동국제강에 1.1% 부과
전기료 인상유보, 통상문제 비화


미국 정부가 한국의 값싼 전기요금이 철강 업계에 사실상 보조금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내 철강 업체에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미국 상무부가 한국의 저렴한 전기요금을 정부 보조금으로 판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초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수출하는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에 1.1%의 상계관세를 물려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최종 판정 결과를 발표했다. 올 2월 말 예비판정 결과를 발표한 지 반년여 만에 내린 최종 결론이다.


상계관세는 보조금 지급에 따른 자국 내 산업의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이에 상응하는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산업부와 철강 업계는 1.1%의 상계관세 중 전기요금 관련은 0.5%, 나머지는 0.6%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현대제철이 추가 부담하는 액수는 연간 40만 달러로 추산된다.


앞서 미 상무부는 2019~2020년 한국산 도금 강판에 반덤핑 판정을 내릴 때 “한국의 전기요금이 자의적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문제 삼았다가 “전기요금 산정 방식이 시장 원리에 부합한다”고 번복한 바 있다. 이번에도 최종 판정을 앞두고 한국전력이 미국 상무부의 조사에 임하며 적극 대응했으나 지난번과 달리 예비판정을 뒤집지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조사 당시 산업용 전기요금,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등 원가를 전기요금에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정부 시절 국제 연료 가격 급등에도 전기요금을 억눌러온 것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내 산업용 전기 판매 단가는 2020년 ㎾h당 107원에서 2021년 105원으로 낮아졌다. 반면 ㎾h당 전력도매가격(SMP)은 2020년 68.87원에서 2021년 94.34원, 지난해 196.65원으로 급등했다.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낮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h당 95.6달러로 영국(187.9달러), 독일(185.9달러) 등 유럽 주요국의 절반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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