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우생순’도 무너졌다…日에 완패해 銀[항저우AG]

여자핸드볼 결승서 19대29 패
11년 만 한일전 패배, 金 놓쳐
단체 구기종목 부진 끊지 못해
‘결승행’ 女하키만 자존심 살려

5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결승전에서 일본에 패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 핸드볼 간판 류은희(왼쪽)가 5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믿었던 여자 핸드볼마저 무너졌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을 다시 꿈꿨던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결승에서 일본에 충격적 대패를 당하며 금메달을 놓쳤다.


헨리크 시그넬(스웨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저장 궁상대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결승에서 일본에 19대29로 졌다.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3연패를 노렸던 한국은 이번 대회를 은메달로 마쳤다.


이번 대회 들어 단체 구기 종목의 부진이 유독 눈에 띈다. 남자 배구는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후 61년 만에, 여자 배구는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노메달에 그쳤다. 남녀 동반 노메달은 역대 최초다. 남자 농구는 조별 리그에서 일본에 덜미를 잡힌 데 이어 8강전에서 중국을 만나 패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여자 농구는 준결승에서 일본에 패한 뒤 동메달 결정전에서 북한을 꺾고 겨우 체면을 지켰다.


대표 효자 종목인 여자 핸드볼이 마지막 남은 희망이었다.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추가된 후 여덟 번의 대회에서 일곱 번이나 금메달을 목에 건 여자 핸드볼은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 획득이 당연하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일본의 무서운 성장세를 막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올해 8월 2024 파리 올림픽 예선 등 최근 맞대결에서 한국에 지면서도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줬던 일본은 결국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한국을 잡았다. 한국이 일본에 패한 것은 2012년 한일 정기전 이후 11년 만이다.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던 여자 핸드볼이 일본에 패하면서 이번 대회 단체 구기 종목의 부진도 계속 이어지게 됐다.


그나마 한국 여자 하키가 단체 구기 종목의 자존심을 살렸다. 한진수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이날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일본과의 4강전에서 2대2로 비긴 뒤 슛아웃에서 극적으로 4대3 승리를 거뒀다. 7일 개최국 중국을 상대로 결승전을 치르는 여자 하키는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9년 만에 아시안게임 패권 탈환에 도전한다.


한편 한국 소프트테니스 대표팀의 김현수(달성군청)·문혜경(NH농협은행) 조는 이날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혼합 복식 준결승에서 우치다 리쿠, 시무타 도모미(일본) 조에 4대5로 역전패해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선수단은 이날 어느 종목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하지 못해 개막 이래 매일 이어진 금메달 행진이 12일 만에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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