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7연패 위업·男은 정상탈환…'베를린 노메달'도 씻어냈다[항저우AG]

■양궁 남녀단체 동반 우승
남녀 각각 中·印 꺾고 '최강' 입증
女 에이스 임시현, 8발 중 6발 '10'
男은 맏형 오진혁 막판 10점 쏴
혼성듀오 임시현·이우석 2관왕

여자 양궁 대표팀의 안산(왼쪽부터)·최미선·임시현이 6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우승 뒤 시상대에 올라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시상대에 오르며 유니폼 상의의 태극기에 입맞춤 하는 김제덕(왼쪽부터)과 오진혁, 이우석. 연합뉴스

8월 세계선수권에서 겪은 ‘노 메달’의 아픔은 뼈아팠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한국 여자 양궁이 ‘베를린 참사’를 딛고 아시안게임 단체전 7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어 남자 대표팀이 결승에서 인도를 완파하면서 한국 양궁은 13년 만에 남녀 단체전 동반 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임시현(20·한국체대), 안산(22·광주여대), 최미선(27·광주은행)으로 팀을 꾸린 여자 대표팀은 6일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리자만·하이리간·안치쉬안이 나선 중국에 세트 점수 5대3(58대58 55대53 55대56 57대54)으로 승리했다.


1998년 방콕 대회부터 이 종목 금메달을 놓치지 않아 대회 7연패다. 앞서 이우석과 혼성 단체전 우승을 합작했던 ‘막내 에이스’ 임시현은 대회 2관왕에 올랐다. 7일 개인전 결승에서도 이기면 37년 만의 아시안게임 양궁 3관왕이 된다.


1세트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한국은 안치쉬안이 마지막에 7점을 쏜 2세트를 가져가며 3대1로 리드를 잡았다. 3세트에서는 임시현이 마지막 발을 10점에 꽂아 무승부를 만드는 듯했지만 중국이 쏜 화살 하나가 라인 안쪽에 박힌 것으로 확인돼 세트 점수 2점을 내주고 말았다.


승부가 갈린 마지막 4세트에서 덜 흔들린 한국이 금메달을 가져갔다. 안산만 8점을 한 차례 쐈을 뿐 한국은 나머지 화살을 모두 9·10점에 꽂았다. 반면 중국은 2명이 8점을 쐈다. 8강부터 줄곧 가장 중요한 마지막 사수를 맡은 임시현은 결승에서 자신이 쏜 여덟 발의 화살 중 6개를 10점에 꽂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한국 양궁은 8월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최악의 성적을 냈다. 금메달을 ‘2개밖에’ 따지 못했고 특히 여자 단체전은 16강에서 인도네시아에 3대5로 져 첫 판에 짐을 쌌다. 임시현과 안산이 강채영(현대모비스)과 함께 나간 경기였다. 2021년 도쿄에서 올림픽 9연패의 신화를 쓴 종목이 바로 여자 단체전이었다. 그래서 더 충격적인 탈락이었다.


우려의 시선 속에서도 대표팀은 흔들리지 않았다. 8월 말 월드컵 파리 대회에서 곧바로 단체전 우승을 차지하며 날씨가 궂었던 베를린에서 한 번 삐끗했을 뿐임을 확인했다. 그리고 올해 가장 중요한 무대인 아시안게임에서 흔들림 없이 금메달까지 질주했다.


이우석(26·코오롱), 오진혁(42·현대제철), 김제덕(19·예천군청)으로 팀을 구성한 남자 대표팀은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인도에 5대1(60대55 57대57 56대55)로 승리했다. 6발 모두를 10점에 꽂는 괴력으로 1세트를 가져가며 기선을 제압했고 2세트는 무승부로 넘겼다. 3세트 마지막 발을 10점에 쏘면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에서 '맏형' 오진혁이 금빛 화살을 꽂았다.


2014년 인천 대회에서 중국에 금메달을 내줬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결승에서 대만에 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던 남자 대표팀이다. 13년 전 남자 단체전 금메달 멤버였던 오진혁은 42세 나이에 이 종목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2관왕에 오른 2021년 도쿄 올림픽을 통해 국제 종합대회에 데뷔했던 '막내' 김제덕은 아시안게임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이우석은 혼성전 우승에 이어 2관왕에 등극했다. 5년 전 대회 개인과 단체전 모두 결승에 오르고도 은메달 2개로 돌아섰던 그는 이날 결승에서 6개 화살 중 5개를 10점에 꽂으며 13년 만의 남자 단체전 정상 탈환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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