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다음달 3∼5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인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를 순방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하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8일 기시다 총리가 2021년 10월 총리 취임 이후 처음으로 양국을 방문하게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산케이는 기시다 총리가 이번 방문에서 남중국해의 실효 지배를 진행하는 중국 억제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필리핀은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 해안경비정이 지난 8월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의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부근에서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를 발사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됐다.
필리핀 해경은 지난달 중국이 필리핀 어민의 조업을 방해하기 위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주변에 밧줄에 부표를 이은 약 300m 길이의 부유식 장벽을 해상에 설치했는데 이를 철거했다고 발표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방문에서 필리핀과 안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성과 문서를 발표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도 중국이 지난 8월 공개한 '2023 표준지도'에서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해당하는 보르네오섬 앞바다를 중국령으로 표시하자 이를 비난했다.
기시다 총리는 양국 방문시 일본이 올해 신설한 방위장비 무상 지원 제도인 '정부 안전보장 능력강화 지원'(OSA)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아세안과의 교류 50주년을 기념해 오는 12월 16∼18일 도쿄에서 아세안 국가들과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도 이날부터 13일까지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태국 등 동남아 4개국을 순방한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방문국 외무장관과 회담하며 12월 일본과 아세안 간 특별정상회의의 협력을 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