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지원을 선언하자 중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가 미국을 비판하고 나섰다.
9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새 중동전쟁을 피하기 위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미룰 수 없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의 입장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어 외부 세력의 간섭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증오를 심화하는 주요 원인"이라며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오래 전부터 이 문제에 간섭했고, 과거 중동 분쟁에도 미국은 종종 배후에서 개입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양측 분쟁이 격화된 뒤 미국과 일부 서방 국가가 어느 한쪽 편을 드는 성급한 결정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기 쉽다"며 "국제사회의 최우선 과제는 인도주의적 재난이 더는 악화하지 않도록 신속한 휴전을 권고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자 항모전단을 전진배치하는 등 이스라엘에 대한 안보 지원을 시작했다.
이날 환구시보는 중국이 그동안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문제 해법으로 제시한 '두 국가 방안'(兩國方案)을 강조했다. 두 국가 방안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의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안을 가리킨다.
지금까지 중국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 관계 복원을 중재하는 등 중동에서 영향력을 꾀해왔다. 하지만 이번 충돌로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전날 홈페이지에 발표한 입장문에서 하마스의 공격을 규탄하는 대신 양측의 자제를 강조한 바 있다. 외교부 대변인은 "관련 당사자들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즉각 휴전하며 민간인을 보호하고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방지할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