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한 응급실에서 한 환자의 보호자가 나중에 온 환자를 먼저 치료했다는 이유로 의료진에게 1시간 넘게 폭언을 했다가 의료진에게 고소를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9일 채널A에 따르면 지난 1일 밤 사우나에서 쓰러진 남성 A씨가 강원도의 한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의료진은 남성의 상태를 살펴보는 등 초진 진료를 끝낸 뒤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권했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를 보면 잠시 후 의료진은 심정지 상태인 응급환자가 들어오자 급히 뛰어간다. 의료진이 이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A씨의 보호자 여성 B씨가 강하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B씨는 의료진에게 “당신들 15분 동안 방치했지. 방치했잖아. 갑자기 쓰러져서 구급차 타고 여기 왔다"며 "그랬더니 뭐 심정지 환자가 와서…"라면서 소리를 질렀다.

의료진이 위급한 순서대로 진료한다고 설명했지만 B씨는 막무가내였다. 실제 응급실에서는 먼저 온 순서가 아닌 위중한 환자를 먼저 치료하는 게 원칙이다.

다른 환자에 대한 진료가 어려울 정도로 폭언과 항의가 이어지자 의료진은 112에 신고했고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B씨의 항의는 멈추지 않았다.

B씨는 경찰 앞에서도 삿대질하며 “말조심해라. 너 의사면 환자 앞에다가 놓고, 어쩜 의사가 보호자한테 저렇게 말을 한 번도 안 지니?”라고 말했다.

B씨의 항의는 1시간 넘게 이어졌고, 다른 환자들은 대기해야만 했다. 정작 A씨는 정밀 검사에서 별 이상이 없었고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

해당 병원 측은 채널A에 “(대부분) 불평 정도로만 끝나는데 이런 적은 인생 처음"이라며 "안 좋은 환자를 방치할 순 없었다"면서 B씨를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