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노동조합이 11일부터 의료 공공성 강화와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 분회는 11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시계탑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파업에 나선다.

노조는 의사 성과급제 폐지, 공공의료 수당 신설, 어린이병원 병상수 축소 금지 등 의료 공공성 강화와 인력 충원, 실질임금 인상 및 노동조건 향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내년 어린이병원 리모델링 계획안에 병상 14개를 축소하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이와 관련해 병원 측은 “6∼7인실 위주의 병동 구조를 1·2·4인실로 변경하는 조치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병상수를 축소하는 건 서울대병원의 공적 역할을 포기하는 처사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중환자실 간호사 1명당 환자 2명의 비율이 될 수 있도록 추가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는 간호사 1명이 환자 3명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신생아 중환자실은 간호사 1명이 맡아야 할 환자가 5명에 달한다.

노조는 인력 부족이야말로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병원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노조 조합원은 약 3800명으로, 의사를 제외하고 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임상병리사, 의료기사 등 다양한 직군으로 구성돼있다.

노조는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업무에 투입되는 인력을 제외하고 매일 조합원 1000여명이 번갈아 가면서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노조는 파업이 시작되더라도 필수 업무에 종사하는 인력은 유지하므로 진료에 큰 차질을 빚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사들의 근무나 진료, 수술 등도 그대로다. 다만 일부 인력이 빠지면서 검사 등 진료 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병원은 전망했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지난해 11월에도 공공성 강화와 인력 충원 등을 주장하며 사흘간 파업을 벌인 바 있다.

한편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 분회도 1직무 성과급제 도입 중단,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11일부터 파업에 나선다. 경북대병원 노조 역시 “간호사 1명당 돌봐야 하는 환자가 10명에 달한다”며 “간호사와 환자 수 비율이 1대6으로 낮아질 수 있도록 인력이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보공단 노조 역시 정부가 추진하는 직무 성과급제 도입에 반대하며 순환 파업을 벌인다. 노조는 11∼17일까지 본부별로 순환 파업을 전개한 후 18일에 전면 파업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