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스템 마비 위기"…대한변협, 16일 대법원장 후보자 추천

이 후보자 낙마로 중차대한 위기 상황
의견 수렴해 16일 후보자 3~5명 확정
김 협회장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주길"

김영훈(왼쪽)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협회관에서 열린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낙마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가 공석인 대법원장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추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대한변협은 사법평가위원회를 통해 선정된 대법원장 후보자를 공식 추천해왔다.


김영훈 대한변협 협회장은 11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협회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6일 오후 사법평가위원회에서 후보자들을 확정해 당일 중 대법원장 후보를 공개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김 협회장은 "대한변협의 대법원장 추천은 그동안의 관행과는 달리 대통령과 국회의 권한을 최대한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온 대한변협이 사법의 위기를 막기 위해 부득이하게 표명하는 대한민국 3만 변호사들의 결의"라며 "재야 법조계는 물론 우리 사회 전반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예정인 만큼 임명권자인 대통령께서 대한변협이 추천한 대법원장 후보들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주시고, 동의권자인 국회 역시 최단기간 내에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켜달라"고 촉구했다.


대한변협은 지난 6일 전국의 지방변호사회 회장들에게 대법원장 후보자 추천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고, 오는 13일 전국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를 개최해 후보자 선정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 협회장은 "각 지방변호사회의 의견, 사법평가위원회 위원들의 최종심의, 그 외에 협회장의 결단을 통해서 16일 중으로 후보자를 확정할 계획"이라며 "관행적으로 3~5명 정도를 추천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했다.


대한변협은 지난 1999년부터 2017년까지 4차례에 걸쳐 대법원장 후보자를 추천해왔지만 앞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추천 당시 별도 의견을 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협회장은 "대법원장의 경우 대법관 추천이나 헌법재판관 추천과 달리 그 추천절차가 제도화돼 있지 않은데, 이 같은 상황에서 대한변협의 후보추천으로 인해 사법부의 독립성 훼손 우려 표명 등 반발이 있어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나아가 대통령의 대법원장 임명권과 국회의 임명동의권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공개추천을 자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이 같은 기대와는 달리 대법원장 후보가 낙마하는 현 상황을 목도하면서 대한변협은 법조삼륜의 한 축인 대한민국 3만 변호사들의 유일한 법정단체로 필요한 목소리를 내야 할 시대적 사명에 이르렀다"며 "대법원장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재판지연이 심화돼 국민의 피해가 가중되는 것은 물론 향후 임기가 만료되는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에 대한 임명절차까지 중단돼 전체적인 사법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는 중차대한 위기 상황에 이를 것이 자명하다"고 우려했다.


김 협회장은 후보자에 대해서는 "공권력이 있는 기구는 아니다보니 개인정보까지 파고드는 부분은 미흡할 수 있지만 그 부분은 후보자 추천 이후에 준비단계와 청문절차, 논의를 거쳐 보완될 것으로 본다"며 "보수와 진보의 견해를 통합시켜 이끌어 갈 수 있는 역량이 있고 인품이 있는 분이 선정될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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