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공룡 엑손모빌, 파이어니어 600억 달러에 인수

美 시추 능력 3위 셰일오일 업체
1999년 엑손-모빌 인수후 최대규모

엑손모빌/AFP연합뉴스

글로벌 석유 공룡 엑손모빌이 미국 3대 셰일오일 시추 업체인 파이어니어내추럴리소시스(이하 파이어니어)를 약 600억 달러에 인수하며 입지를 강화한다. 이번 거래는 1999년 엑손의 모빌 인수(810억 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파이어니어 주식을 1주당 253달러, 총 595억 달러에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


이번 인수 계약으로 파이어니어 주주들은 파이어니어 주식 1주당 엑손 주식 2.3234주를 받게 된다. 양 사는 발표문을 통해 이번 거래가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파이어니어는 퇴적암층에 섞여 있는 원유·가스를 채굴하는 업체로 미국 주요 원유 생산지인 텍사스 퍼미안 분지에서 셰브런과 코노코필립스 등 메이저 업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시추량을 기록하고 있다. 엑손모빌은 이번 인수로 미국 내에서 독보적인 원유 생산자로서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관측된다. 엑손모빌은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퍼미안 분지의 하루 생산량이 130만 배럴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엑손모빌의 대런 우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두 회사의 결합된 역량은 각자가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거액 투자가 ‘탈(脫)화석연료’라는 세계적인 흐름에 배치된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양 사를 통합하면서 환경 발자국을 낮추는 등 모범 사례를 함께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이어니어의 스콧 셰필드 CEO도 규모를 통한 제품 다양성 및 장기 비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엑손모빌은 지난해 유가 상승 등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인 560억 달러의 이익을 내며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다. 뉴욕타임스는 “엑손모빌 역시 퍼미안 지역의 대규모 생산 업체라는 점에서 이번 인수로 양 사의 운영 효율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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